“글로벌 바이어들이 먼저 묻는 건 이제 가격이 아닙니다. 탄소를 어떻게 줄였는지, ESG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였습니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지난 9월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5)’에서 글로벌 통상에서 ESG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유럽의 공급망 실사지침(CSDDD)·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의 관세·노동 기준 강화가 겹치며 ESG 역량은 글로벌 통상 규제의 파고를 넘을 필수조건으로 떠올랐다. 산단공의 ESG 기업 지원이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미국의 관세·노동 기준 강화 등 글로벌 통상 이슈로 시름하고 있는 산단 입주사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31일 산단공에 따르면 산단공의 ESG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글로벌 통상 규제 대책을 마련한 기업은 올해 10월 기준 252개사로 집계됐다. 글로벌 교역 환경에서 ESG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지원 신청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2년부터 2024년 2년간 지원 받은 기업이 334개에 불과했던 점을 볼 때 산업단지형 ESG 지원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산단공 관계자는 “견적 요청 단계에서 협력사 배출·안전·인권 데이터와 원산지·공정 경로 증빙을 사전에 제시하는 요구가 일상화되는 중”이라며 “중소·중견이 밀집한 산업단지는 이 변화의 최전선에서 체감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단공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ESG 공급망 및 신통상 규범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단공은 2022년부터 산단 입주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실전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선정된 산단 입주 기업은 업종 맞춤형 ESG 지표에 맞는 진단을 받고 전문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는다. 주요 지원 사례를 보면 홈페이지 ESG 공시 제작 지원, 산업안전 인증 취득 컨설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지원 등이다.
완충기 및 산업용 공기 냉각 장치 생산기업인 세양메카트로닉스도 산단공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대기업 해외 법인은 세양메카트로닉스의 ESG 경영 강화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약 30억 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전기설비 보호 감시 제어 시스템(ECMS)을 공급하는 기업 와이피피는 올해 3월 카자흐스탄에서 522억 6000만 원 규모의 발전소 프로젝트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백종만 와이피피 대표는 “현지에서 대기 오염 방지, 수질 보호, 근로환경 개선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노력이 계약 성사에 기여했다”며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업종 맞춤형 지표를 통해 진단을 하고 전문 컨설턴트까지 지원해준 덕분에 ESG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단공은 기업 지원을 넘어 ESG 공급망 및 신(新) 통상 규범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이달 20일 대구국가산업단지 엘앤에프 본사에서 산단공과 엘앤에프·코데이터솔루션·협력사 3개사가 ‘산업단지 ESG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을 보면 △ 원청․협력사 실사 공동대응 프로세스 △ 원청사 지표 기반 협력사 리스크 도출 △ 진단․개선․평가의 일괄 추진 △ 맞춤형 역량 강화 △ 우수사례 발굴을 담았다.
조정훈 엘앤에프 전무는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거래의 전제조건입니다. 협력사와 함께 공동 대응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고 이번 파트너십은 산업단지 전체가 살아남기 위한 연대의 시작입니다”라고 코멘트했다.
산단공은 또 이달 27~28일 코트라·KB국민은행·GLCA(글로벌선도기업협회)와 공동으로 CEO와 실무 투트랙의 현장형 패키지 프로그램인 ‘수출기업 글로벌 통상 대응 세미나’를 처음으로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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