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전화’가 우리 아이 디지털 중독 막을까…커지는 아동 보호 테크 시장

2025-09-08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중독을 막기 위한 복고풍의 아날로그 기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인공지능(AI) 네이티브’ 세대가 등장하는 만큼 어린이 보호를 위한 기술 시장 역시 커질 전망이다.

8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어린 자녀를 둔 미국 부모들 사이에서 ‘틴 캔 폰’(Tin Can Phone)이 인기를 끌고 있다. 틴 캔 폰이란 깡통 2개를 실이나 철사로 연결해 만든 장난감 전화기를 가리킨다. 시애틀 스타트업 ‘틴 캔’이 이 장난감 전화기에 착안해 아동 전용 와이파이 전화기 ‘틴 캔 폰’을 올해 초 출시했다.

깡통을 반으로 갈라놓은 듯한 모양의 전화기에는 스크린과 애플리케이션(앱),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없다. 오직 통화만 가능한데, 부모가 허락한 전화번호와만 통화할 수 있다. 스팸 전화나 낯선 이의 연락 시도는 차단된다. 부모는 모바일 앱을 통해 자녀의 통화 가능 시간대를 설정할 수도 있다.

전화 한 대당 가격은 75달러(약 10만4000원)이다. 틴 캔 폰끼리는 무료 통화가 가능하며 그 외 스마트폰 등과 전화하려면 일정 금액의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부모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자녀의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독립적 소통의 즐거움은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미 경제 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 역시 최근 이 전화기가 수만 대씩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하며 “기술 과잉 시대에 아이들에게 인간적 소통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중독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소셜미디어 중독에 따른 집중력 저하에 이어 최근 생성형 AI 챗GPT와 대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 사례까지 나오면서 부모들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틴 캔 폰 외에도 노키아 등이 전화·문자·음악 재생 기능만 탑재된 ‘덤폰’(Dumb phone·바보 폰)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틱톡 등에선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하는 Z세대 ‘덤폰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기기지만 기능은 제한적인 일명 ‘키즈폰’이 주로 활용된다. GPS 기반 실시간 위치 추적, 유해 사이트 차단, 웹서핑 제한 등 기능이 탑재된 기기에 전용 요금제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늦추기 위한 방안으로 키즈용 스마트 워치를 택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자녀 통제용 소프트웨어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관련 시장 규모가 2025년 15억7000만달러에서 2032년 33억9000만달러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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