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중국인에게만 느슨 적용? "적자 맞지만 규정은 같다"

2025-05-25

지난 23일 2차 TV토론에서 대선 후보들은 연금·건강보험 개혁을 두고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연금개혁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자동조정장치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지금 단계에서 도입하면 연금(보험료를 지칭)을 내는 사람들(가입자)이 불안해서 연금에 대한 신뢰가 깨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지난해 9월 정부가 개혁안으로 제출했지만 3월 모수개혁 때 민주당의 반대로 도입되지 않았다. 이는 가입자수와 기대여명 변화를 반영해 연금 인상액을 자동으로 깎는 제도이다. 연금액은 매년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올리는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이 인상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2036년에 도입하면 기금고갈 시기를 24년, 2054년 도입하면 13년 더 늦추는 효과를 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고령화, 경제 변수에 따라 연금을 깎아 수급자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이다. 수급자의 불안이 커질 것인데 왜 가입자가 불안할 것이라고 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제대로 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예측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높아져 신뢰가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지금 이미 연금 액수가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건 맞는 말이다. 이런 마당에 연금액을 자동으로 깎게 되면 신뢰에 금이 갈 수는 있다.

“신·구 연금 분리하면 젊은 층이 불리해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월 모수개혁을 비판했다. "젊은 세대는 5000만원 더 내고 2000만원 더 나가는 구조라는 말이 나온다. 젊은 세대는 가만히 앉아서 한 사람이 3000만원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조건으로 20~30대와 50대를 비교하면 보험료·소득대체율 만으로 따질 경우 젊은 층이 불리하지만 군 복무·출산 크레디트 확대를 넣으면 그렇지 않게 나온다. 석재은 교수는 개혁신당의 공약인 신·구 연금 분리가 오히려 젊은 층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석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의 수익비(낸돈 대비 받는 돈의 비율)가 1.68이고, 모수개혁을 반영하면 1.3이다. 그런데 신·구 연금으로 분리하면 1이 돼서 신연금 대상인 젊은 층이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중국 등 외국인에 같은 규정 적용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과잉 진료, 의료 쇼핑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다만 김 후보는 "과잉 진료, 중복 진료 이런 것들이 있고, 또는 다른 여러 가지 부분이 있는데 특히 외국인 중 중국동포라든지 이런 분들에게 과도하게, 느슨하게 허용된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하나하나 점검해서 낭비적인 부분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건강보험이 중국동포에게만 느슨하게 허용하지는 않는다. 모든 외국인에게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 전체 외국인은 낸 돈보다 쓰는 돈이 적어서 흑자를 낸다. 다만 중국인은 다르다. 2021년 109억원, 2022년 229억원, 2023년 27억원 적자를 냈다. 약간의 적자를 내지만 대폭 줄었다. 게다가 2020년엔 365억원 흑자였다. 중국인이 낸 돈보다 더 쓴다고 해서 그들만 대상으로 규정을 강화할 수는 없다. 석재은 교수는 "전반적인 틀을 잡는 얘기는 필요하지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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