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경시대회 준비반 같은 심화 수학은 1%의 타고난 영재를 위한 과정입니다.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난 12일 만난 이시용 아이스터디 대표는 “심화 수학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되물었다. 사고력 수학이나 수학 경시대회 대비처럼 정규 교과 과정을 벗어난 수학은 영재학교·과학고(영과고)에 진학할 최상위 1%에게 효과가 있는데, 99%의 평범한 학생들이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경시대회 등을 위한 심화 수학은 내신·수능 1등급에는 직접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며 “심화 수학 잘못했다가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심화 수학은 연산이나 교과 수학과 달리 문제 해결 방법을 찾으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학습 방식이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는 이르면 5~6세부터 사고력 수학으로 시작한다. 일찍부터 시작해야 ‘수학 머리’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고력 수학은 엄연히 심화 수학과는 다른 흥미와 경험을 위한 수학 학습법의 한 종류일 뿐”이라며 “수학을 배우는 명확한 목표 없이 주변에 휩쓸렸다가는 오히려 수학에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시용 대표는 수학 강사이자 입시 컨설턴트다. 대치동에서 23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초·중·고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아이스터디는 초등·중등 학생을 위한 수학 로드맵 컨설팅과 학습 콘텐트를 제공한다. 그가 심화 수학에는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심화 수학을 안 한다면, 수학 로드맵은 어떻게 짜야 할까?
Intro. 사고력? 경시대회? 심화 수학이 뭐길래
Part1. 사고력 수학,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
Part2. 수능 1등급, 최소 3년을 확보하라
Part3. 아는 데 틀렸다? 문제분석력을 길러라
💉사고력 수학,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
사고력 수학이 학원가에 등장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외고 등에서 출제되던 ‘창의 사고력’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게 시작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외고 입시에서 이런 시험을 못 보게 되면서 당시 유행하던 ‘영재 교육’에 뿌리를 내렸다. ‘사고력 수학 해본 아이가 교과 수학 잘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양육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배워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고력 수학이 교과 수학 점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사고력 수학과 교과 수학이 다른 건가요?
같은 수학이지만, 학습 내용이 다릅니다. 사고력 수학은 영재교육을 위해 학습 습관을 만드는 탐구과정이고, 교과 수학은 고등 수학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선수과정입니다. 내용이 다르니 학습 구조도 다르죠. 사고력 수학은 교과 과정과 관계 없이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문제가 연결성 없이 나열됩니다. 하지만, 교과 수학은 다음 과정을 배우기 위해 앞 과정을 우선 배워야 하는 누적 구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