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급격히 식어가는 분위기다.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도 상승폭이 둔화되며, 당분간 ‘뜨거운 냄비’가 식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부동산과 한국부동산원이 10일 발표한 7월 첫째 주(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KB 기준 0.28%, 한국부동산원 기준 0.29% 상승해 각각 전주(0.31%, 0.40%)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두 기관 모두 같은 기준일(7월 7일)을 적용했지만, 조사 방식과 표본 구성의 차이로 인해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난다. KB는 시세평가사 관측과 중개업소 의견을 반영한 은행 담보평가 중심의 조사 방식을 쓰며, 한국부동산원은 정부 공식 통계로 표본 수가 더 많고 조사 방식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강남3구의 경우 두 기관 모두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 강남구: KB 0.34%, 한국부동산원 0.34% (전주 KB 0.73%, 한국부동산원 0.73%)
- 서초구: KB 0.48%, 한국부동산원 0.48% (전주 KB 0.65%, 한국부동산원 0.65%)
- 송파구: KB 0.38%, 한국부동산원 0.38% (전주 KB 0.75%, 한국부동산원 0.75%)
모두 상승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강동구도 KB 기준 0.29%, 한국부동산원 기준 0.29%로, 전주(0.62%, 0.62%) 대비 둔화됐다.
마용성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으나, 두 기관 간 수치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 마포구: KB 0.79%, 한국부동산원 0.60% (전주 KB 0.85%, 한국부동산원 0.98%)
- 성동구: KB 0.48%, 한국부동산원 0.70% (전주 KB 0.89%, 한국부동산원 0.99%)
- 용산구: KB 0.37%, 한국부동산원 0.37% (전주 KB 0.58%, 한국부동산원 0.58%)
이번주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60.6으로, 전주(76.4) 대비 15.8포인트 급락하며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은 63.7로 전주 대비 18.6포인트 하락, 강북권(57.0)보다 낙폭이 컸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들끓는 한강벨트 집값의 가스벨브를 잠시 잠그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며 “당분간 뜨거운 냄비는 식어갈 듯하지만, 이번 대책이 맛보기 수준에 그치고 후속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집값은 언제든 다시 끓어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문의가 크게 줄었고,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규제가 한강벨트의 과열을 식히는 데 일단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소장은 “금융 규제가 집값 불안을 잠재우는 ‘종결자’가 되긴 어렵다”며 “7~8월 후속 보완대책과 경기 흐름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재차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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