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 장보러 오는 여성들도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화장품이 있다면 지갑을 열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정수민(사진) 이마트 상품본부 퍼스널케어 바이어는 지난달 출시한 저가 화장품 라인 ‘글로우: 업 바이 비욘드(이하 글로우)’가 ‘팔릴 상품’이라고 믿었다. 글로우는 이마트가 LG생활건강과 손잡고 내놓은 신규 스킨케어 라인으로 피부탄력과 광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신제품 8종을 각 4950원에 내놨다.
정 바이어가 연초 초저가 화장품 출시를 제안할 때만 해도 내부에서조차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주로 식재료를 사러 대형마트를 찾는 40~50대 여성들이 과연 저렴한 화장품을 선호할 것이냐는 의문이었다. 더군다나 이미 여러 화장품 업체들이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터라 단독 상품을 내놓는다해도 외면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9년 이마트 입사 후 트레이더스에서 여성화장품 매출 1위를 기록한 저력이 있는 정 바이어는 분명 니즈가 있다고 봤다. 그는 “불황으로 저가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믿을 만한 제조사와 협업해 저가 라인을 내놓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즉시 LG생활건강에 상품 출시를 제안했고 양사의 합의가 이뤄진 지 두 달 만에 글로우가 출시됐다.
제품이 빠르게 출시될 수 있었던 건 오직 ‘가격’과 ‘품질’에만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다. 정 바이어는 “제품 패키지를 단순화하고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전략은 주효했다. 글로우는 출시 이후 이달 17일까지 한 달 만에 2만 6000개가 판매됐고 일부 제품은 이달 말이면 초기 물량 소진이 확실시돼 추가 생산에 돌입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아이앰플로 360도 회전되는 아이볼이 탄탄하게 눈가를 잡아준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이마트와 LG생활건강은 향후 수분 진정, 보습 등 피부 고민 별 집중 케어를 위한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 바이어는 “마트 단독 저가 스킨케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닌 좋은 품질의 상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