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에 감성까지"…삼성·LG, 이색 가전으로 돌파구 마련

2025-05-18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가전 업계가 이색 가전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단순 기능만 강조하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색 가전으로 LG전자의 '스탠바이미'가 원조로 꼽힌다. 이 제품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전통적인 TV를 벗어난 이동형 스크린이다. 자체 배터리를 내장해 전원선 연결 없이 자유롭게 침실과 주방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고 높낮이와wj 각도 조절이 가능한 스탠드형 구조로 편의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스탠바이미는 출시 초기 '비싼 태블릿'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혼라이프족(독신생활자)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색가전 시장을 연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LG전자는 '스탠바이미 고', '스탠바이미 미니' 등 라인업을 확장하고 디자인∙색상 다양화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연동성 강화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 2월 스탠바이미2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더 큰 화면과 넓은 가동범위를 갖는 스윙을 내놓기도 했다.

이 외에도 LG전자의 이색 가전에는 공기청정기에 감성적 요소를 더한 '에어로퍼니처' 시리즈가 있다.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에어로퍼니처', 반려묘용 좌석을 결합한 '에어로캣타워', 블루투스 스피커를 부착한 '에어로스피커' 등이다. 이 제품들은 공기 정화 기능 외에도 인테리어 소품, 반려동물 가구,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소비자들로부터 눈길을 모았다.

지난 2023년 '무빙스타일'로 이동형 스크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동식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이번 신제품은 태블릿 PC에 바퀴 달린 스탠드를 결합해 스탠바이미와 유사한 형태지만,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등 스마트 기기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기존 무빙스타일은 유선 제품이었다면, 이번 신제품은 스탠바이미 같은 무선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피커, 터치스크린, 무선 연결 기능을 탑재해 회의실, 교육장 등 기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실현한 이색 가전으로 빈틈 없는 마케팅 공략을 하고 있다. 냉장고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패밀리허브 시리즈와 7형 스크린을 탑재한 '월 오븐' 등이 대표적이다. 스크린을 통해 기기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3D '맵뷰'를 통해 집안 기기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며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엔터테인먼트 앱도 지원한다.

◆ 전략 상품된 이색 가전...새로운 성장 축으로

국내 가전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말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한해 가전의 신규 수요나 교체 수요 모두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의 가정이 이미 가전을 갖추고 있으며, 가전의 평균 교체 주기도 7~10년로 점차 길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수요는 주로 부동산 수요와 결혼 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아파트 물량이 시중에 많이 공급될수록 이사 수요가 늘면서 가전제품 교체 수요가 늘어나며, 결혼 수요에 따라 가전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포화한 국내 가전 시장 속에서 각 기업들은 이색 가전을 통해 제품 카테고리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동성·연결성·디자인·감성 등이 핵심 기능이면서 제품 자체가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통 제품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혁신으로 새 수요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기업에선 기술 경쟁을 넘어 사용자의 경험을 만족시키고,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다"며 "이 때문에 이색 가전은 단순한 일회성 실험이 아닌 장기적인 전략 상품군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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