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권서 중기 전용 T커머스 생길까…공약 포함 '눈길'

2025-05-31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이 '중소기업 전용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홈쇼핑 채널 신설 작업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나란히 중기·소상공인 특화 홈쇼핑 채널을 추가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집에 담았다. 방송 커머스를 활용해 소상공인·중소기업 판로 확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더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양 당 모두 예상된 행보다. 더불어민주당은 제4기 민생연석회의가 지난 3월 발표한 20대 민생 의제와 60개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중기 전용 T커머스 신설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22대 총선 공약으로도 중기 전용 T커머스 신설을 담았다.

국민의힘 또한 집권 여당 시절 꾸준히 채널 신설을 추진해왔다. 당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는 정책 제안서를 통해 소상공인 전용 TV커머스 채널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다만 세부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채널 신설과 동시에 홈쇼핑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내걸었다. 기존 홈쇼핑 사업자 경쟁력을 제고해 채널 신설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업계에서도 줄곧 주장했던 내용 중 하나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재승인 기준에 맞춰 최소 55% 이상의 상품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편성하고 있다. 전용 채널 신설이 추진된다면 기존 사업자 재승인 부관이라도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을 통해 2개 채널을 각각 신설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국내 7개 TV홈쇼핑 사업자(CJ·GS·현대·롯데·NS·홈앤쇼핑·공영홈쇼핑) 중 T커머스 채널을 겸영하지 않고 있는 사업자는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 뿐이다.

차기 정권의 T커머스 신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홈쇼핑 업계는 꾸준히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TV 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갈등 심화 등 이미 업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신규 채널 유입은 출혈 경쟁만 야기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홈쇼핑 채널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도 충분히 중소기업 판로 확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채널 신설을 원하는 잠재적인 후보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홈쇼핑 전체 시장 규모는 성장세가 꺾였지만 꾸준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산업이다. 특히 홈쇼핑은 재구매율이 높은 40~60대로 단단한 충성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기성 오프라인 유통·물류 회사부터 e커머스 플랫폼까지 관심을 보일 만한 지점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성장세가 꺾인 산업에 사업자를 신규로 추가하는 것은 규제를 하나 늘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며 “다만 중소기업 판로 확대 등 취지를 고려했을 때 채널을 신설하면서 기존 홈쇼핑 채널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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