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영(22·KIA)이 또다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복귀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신음 중인 KIA에 또 한 번 초대형 악재가 겹쳤다.
KIA 관계자는 28일 “김도영이 오른쪽 햄스트링 부위에 대한 교차 검진을 받았다”며 “1차 검진 결과와 마찬가지로 2단계 손상(그레이드 2) 소견”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부상 부위를 치료할 것”이라며 “4주 뒤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앞서 27일 광주 키움전, 0-2로 뒤진 5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하영민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추격의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직후 최형우 타석에서 도루를 시도한 김도영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포수의 송구보다 먼저 베이스를 찍었다.
끌려가는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뛰었지만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도루 직후 김도영은 오른쪽 허벅지를 붙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대주자 김규성과 교체된 후 인근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김도영은 햄스트링 손상 진단을 받았고, 이날 교차 검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올해 김도영이 햄스트링을 다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도영은 지난 3월22일 광주에서 펼쳐진 NC와 개막전에서도 안타를 친 후 주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 33일간 재활을 거친 김도영은 지난달 25일 1군에 복귀했으나 한 달여 만에 다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범호 KIA 감독이 부상을 우려하며 도루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팀에 도움이 되려던 마음이 앞선 김도영이 도루를 하다가 탈이 나고 말았다.
첫 부상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김도영은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을 당시 가장 경미한 수준인 1단계 손상 진단을 받았다. 2단계 손상인 두 번째 부상은 재검진까지 한 달이 소요되고, 재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와야만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양쪽 햄스트링을 모두 다친 터라 재활 기간이나 복귀 시점도 더욱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에게도 팀에도 큰 시련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은 개막 전부터 “빨리 경기를 뛰고 싶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부상을 털고 돌아온 후에는 “다시 다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첫 부상 때보다 더 긴 공백이 예상되는 부상에 가로막혔다. 전날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김도영은 개인 SNS 계정도 폐쇄했다.

건강하게 시즌만 치르면 리그 최고를 다툴 타자가 또 부상으로 이탈한 KIA도 막막한 상황이다. 김도영은 올시즌 27경기 타율 0.330, 7홈런, 26타점, OPS 1.008을 기록 중이다. 부상 직전 경기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27경기밖에 뛰지 못했는데 팀 내 타점 공동 2위, 홈런 3위에 올라있다.
김도영까지 이탈하면서 중심 타선에는 맏형 최형우만 남게 됐다. 현재 KIA는 나성범과 김선빈이 종아리 부상,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없다. 투수진에서는 좌완 핵심 불펜이던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전천후 황동하가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회복 중이다.
KIA가 불완전한 전력으로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와중에 김도영까지 빠졌다. 버티기조차 힘든 시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