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서부극·아무개, ‘굿뉴스’가 선넘은 건 다 이유가 있지

2025-11-04

편파적인 쟁점 셋

1. 명언으로 시작해 명언으로 끝나다

2. 서부극 장면 삽입이 과하다고?

3. 뮤즈 설경구, 아무개 역을 맡긴 이유는

“이번 작품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제 능력치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거든요.”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변성현 감독은 확신했다.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노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굉장히 깔끔하고 풍성하다. 지금껏 나온 변성현 표 ‘새로운 세계관’ 중 가장 웰메이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그에게도 몇가지 의문이 들었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변성현 감독에게 ‘굿뉴스’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들이밀었다.

■쟁점1. 명언은 없다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로, ‘불한당 : 나쁜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 등으로 인정받은 변성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재기발랄하고 키치한 변성현 감독의 매력이 가득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란 트루먼 셰이디의 명언으로 시작해 같은 명언으로 끝내는 수미쌍관 엔딩도 그다운 설정이었다. 재밌게도 이 명언은 실재하지 않는다.

“그 명언이 제가 하고 싶은 얘기고, 또 이 영화의 주제였어요. 믿었던 진실이 알고보니 거짓일 때가 있고, 어떤 건 거짓은 아닌데 찝찝하게 진실인 적도 있었죠. 최근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명언 또한 하나의 권위일 수 있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일단 ‘명언’이라고 지위가 내려지면 사람들은 다 믿잖아요. 그래서 아예 없는 명언을 만들어내서 작품 초반부터 박았어요. 이 작품도 김포 공항을 목적에 의해 평양이라고 속이는 이야기니까, 누군가를 믿게끔하는 행위가 이 명언의 구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어요.”

■쟁점2. 서부극은 과하지 않나요?

극 중 ‘서고명’(홍경)의 상상 속에선 다양한 상황들이 펼쳐지는데, 그 중 서부극 장면이 등장해 모두의 뒷통수를 쳤다. 콧수염 달린 설경구와 홍경이 러시안룰렛을 돌리는 장면이 이질적이면서도, 작품과 묘하게 어울려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사실 그 장면은 함께한 스태프들도 반대하긴 했어요. ‘이거 너무 간 거 아닐까’라고요. 그런데 누가 먼저 버튼을 빨리 누르느냐는 긴장감을 줘야하는데, 어찌저찌 서스펜스야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게 평범하게는 하기 싫더라고요. 손을 빨리 움직여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게 웨스턴 무비 속 러시안 룰렛이고, 그래서 그 설정을 가져왔어요. 많이들 반대했지만 전 재밌을 것 같아서 스태프들을 설득했고요. 다행히 재밌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쟁점3. 주인공은 왜 이름도 없는 ‘아무개’일까?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없는 캐릭터가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다. 대한민국 수뇌부들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개처럼 움직이는 ‘아무개’는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핵심축이다.

“이 영화는 ‘1970년 요도호 납치사건’을 모티프로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도 ‘아무개’는 존재하지 않은 인물이예요. 제가 새로 세팅한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은 인물처럼 보일까 고민했어요. 사건 속 사람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를테면 감독인 저 그 자체였을 수도 있고요. 그 역을 설경구 선배에게 준 건, 이 복잡한 캐릭터를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잘 해낼거란 믿음이 있었거든요. 역시나 설경구 선배 역시 전적으로 절 믿어주고 잘 풀어내줬어요.”

‘굿뉴스’는 넷플릭스서 감상할 수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