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윤석열 시대

제14회 윤석열과 무속 논란
2021년 10월 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윤석열 대선 경선 캠프’ 사무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방송토론을 보던 캠프 관계자 A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와의 1대1 토론 중 손을 휘젓는 순간 검은 뭔가가 ‘휙’하고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하 경칭 생략)
그때 홍준표는 맹공을 퍼붓고 있었다. 당시 한창 시끄럽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그의 먹잇감이었다.
A가 눈을 비비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홍준표에게 항변하던 윤석열이 왼쪽 손바닥을 카메라 쪽으로 내밀었다. 거기 적힌 뭔가가 뚜렷하게 포착됐다.
王
그건 분명 ‘임금 왕’자였다.

A는 눈을 의심했다. 그의 회고다.
난리가 났다.
기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윤석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바닥 왕(王)자, 이거 뭡니까?
아, 그거? 별거 아냐. 어제 집 밖으로 나오는데 연세가 좀 있으신 동네 여성 주민이 ‘토론 잘하시라’며 격려차 적어준 거야. 그걸 어떻게 뿌리치냐.
‘부적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요?
세상에 부적을 손바닥에 펜으로 쓰는 것도 있냐. 그런 식으로까지 얘기하는 건 아니지.
어제뿐 아니라 그 전에도 적고 나왔다면서요?
처음에는 손바닥에 가로로 줄 긋고 세로로 점을 찍기에 왕(王)자인 줄도 몰랐어. 어제는 글씨가 커서 ‘왕(王)자냐’고 물었더니 ‘기세 좋게 토론하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 옛날에는 아이들이 열나고 아프거나 중요한 시험을 보러 갈 때 집안 어른들이 ‘병마를 물리쳐라’, ‘시험 잘 보라’는 의미로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주기도 했잖아.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았다. 조금 더 다그쳤다.
사람들이 좋게 안 봅니다.
그러자 윤석열이 발끈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윤석열이 뒤이어 내뱉은 말에 기자는 그만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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