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도면으로 설계 시간·비용 절약"…스마트조선소가 뜬다 [K조선의 힘]

2025-09-01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스마트조선소의 현지 구축 여부다. 미국 내 숙련된 조선 인력이 부족한 만큼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선박을 건조할 고효율 스마트 솔루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다쏘시스템 한국지사가 서울 삼성동에서 운영하는 ‘3D 익스피리언스 이그제큐티브 서울 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조선·자동차·항공·로봇 등 각 산업군에 적용되는 스마트 제조 솔루션 ‘버추얼 트윈’을 가상 체험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은 선박을 3차원으로 구현해 구조·유체역학·배관·전기 시스템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대형 모니터로 3D 가상 선박의 내외부를 터치 몇 번으로 확대·축소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공정·비용·인력·잔업 등 주요지표는 수치화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선박 건조는 수십만 개의 부품과 수많은 협력업체가 얽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스마트조선소를 활용하면 수작업으로는 놓치기 쉬운 설계 오류를 사전에 걸러내, 재작업 비용을 줄이고 건조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또 3D로 구현된 선박 내부 화면을 통해 실제 성인 작업자가 투입 가능한 공간과 동선을 미리 검증할 수 있어 산업재해도 예방할 수 있다. 공간이 협소해 작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작업 불가’ 표시가 자동으로 뜨는 식이다. 다쏘시스템에 따르면 버추얼 트윈 도입 시 제조업체는 평균 비용을 12% 절감하고, 산업재해 발생률도 14% 낮출 수 있다.

고비용 탓에 대형 선박은 시제품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설계와 완제품 간 차이가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사전에 가상의 3D 시제품을 확인하면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스마트조선소를 활용하면 국내외 조선소가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완성한 도면을 해외 조선소와 즉시 연동할 수 있어 물리적 제약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체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운영할 경우, 본사 설계 인력이 원격 지원하고 현장에는 최소한의 핵심 인력만 파견해도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스마트조선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설계 검증에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 솔루션 ‘카티아’를 활용하고 있고, HD한국조선해양은 독일 지멘스와 영국 아비바를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1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선정했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발 빠르게 성장한 중국 조선업의 경우, 스마트조선 솔루션을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며 “조선업계가 스마트조선 통합 플랫폼으로 국내 조선소를 선진화하고, 미국에도 진출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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