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심(USIM) 해킹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SK텔레콤이 리더십 교체에 나선다. 4년간 이어진 유영상 시대를 마치고, 정재헌 시대를 연다. 정 신임 대표는 취임 후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뤄진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정재헌 대외협력담당(CGO) 사장이 SK텔레콤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유영상 현 대표가 2021년 11월 자리에 오른 지 약 4년 만에 이뤄진 수장 교체다.
당초 업계에서는 유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취임 이후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다양한 성과를 만든 만큼, 유임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 4월 갑작스럽게 발생한 전례 없는 유심 해킹 사태가 발목을 잡았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태 발생 당시 전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혼란을 빚었고, 유 대표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전 고객 유심 교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등 보안 강화책을 내걸고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가입자 수도 크게 감소했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SK텔레콤 가입 회선 수는 ▲2292만4260개(4월) ▲2249만9042개(5월) ▲2235만670개(6월) ▲2231만3100개(7월)으로 줄었다. 시장 점유율 40% 선이 깨진 것도 이때였다.
SK텔레콤은 5000억원대 고객 보상안과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하고, 위약금을 면제하라는 정부의 판단도 수용하면서 실적마저 급격히 악화했다. 3분기(7월~9월)에는 이런 여파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별도 기준)를 기록했다.
정 신임 CEO에게는 '고객 신뢰 회복·AI 컴퍼니 전환'이란 두 가지 숙제가 주어질 전망이다.
정 신임 CEO는 법연수원 29기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이른바 '법조통'이다. 해킹 사고를 수습하는 내내 약관상 '회사 귀책 사유'에 대한 해석을 두고 여야 의원 등과 설전을 벌여 빈축을 샀던 만큼, 가입자 신뢰 회복에 걸맞은 인사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정 신임 CEO가 SK텔레콤에 머문 시간 동안 AI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온 터라, 곧 도래할 AI 시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AI 수익화 전략에도 새로운 국면이 도래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SK그룹 사장단 인사에 SK텔레콤이 포함된 것은 해킹 사태에 대한 신뢰 회복 차원의 리더십 교체"라며 "정재헌 신임 사장의 그간 법조 경력과 SK텔레콤 내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장 어수선한 회사 안팎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신사업에 보다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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