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재개발의 함정과 성공 매뉴얼
재건축은 건축이 아니라 인간의 정치다. ‘재건축·재개발의 함정과 성공 매뉴얼’(학고재·2만2,000원)은 수천억 원이 오가는 강남 재건축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조합장으로 겪은 갈등, 협상, 소통의 전 과정을 생생하게 풀어낸 르포이자 실무 매뉴얼이다. 이 책은 재건축의 본질을 묻고, 시민이 참여한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복마전이라 불리는 재건축 현장에서 조합과 조합원이 마음을 모아 이뤄낸 희귀한 성공의 기록, 도시를 바꾸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빅 홀니스
동서양 철학, 심리학, 과학, 종교 전통을 아우르는 현대 통합 이론의 거장 켄 윌버의 최신작 ‘빅 홀니스’(판미동·2만7,000원)가 출간됐다. ‘무경계’, ‘모든 것의 역사’를 잇는 통합 이론의 완결판이자, 저자가 오랜 기간 쌓아 온 사상적 여정이 집대성된 책이다. 이 책은 특정 종교의 교리를 따르는 대신 일상과 인간관계, 내면의 성찰, 사회적 책임까지 연결하는 통합적 영성을 제시한다. 켄 윌버는 ‘의식 연구 분야의 아인슈타인’으로 평가받는,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이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
유리창이나 투명 방음벽을 알아보지 못하고 부딪혀서 죽는 조류 충돌로 연간 800만 마리의 새가 죽는다고 한다. 도시 속 건물들은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바쁘고, 새로 짓는 아파트나 건축물에도 조경 디자인이 중요시되고 있지만 그 이면엔 부동산 가치를 위한 자본의 논리가 있을 뿐, 이 도시를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생명에 대한 고민은 없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현암사·2만원)은 도시라는 장소, 생명에게 열려 있는 삶을 위한 장소로서 도시 건축이란 무엇인지 답하는 건축가의 긴 답변이다.

▲타로카드 읽는 카페
역대 최다 응모작을 기록한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소설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된 문혜정의 장편소설 ‘타로카드 읽는 카페’(창비·1만8,000원)가 출간됐다. 이번 수상은 브런치북 역사상 처음 신설된 소설 부문에서의 첫 대상작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타인의 흔들리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타로 리더 ‘신세련’의 시선을 따라 사랑과 상처, 욕망의 민낯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심리소설이자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놓치지 않는 치유와 성장의 로맨스 서사다.

▲소설가 소판돈의 낙서견문록
대체 불가의 작가로 고유의 개성을 심화시켜온 소설가 김종광의 신작 장편소설 ‘소설가 소판돈의 낙서견문록’(스토리코스모스·1만6,800원)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장르적 특성과 내용을 담고 있다. 직접 거명하지 않지만 가상의 나라 율려국의 인물들, 조직들, 언론, 정치 구조, 심지어 문학계 내부의 병폐는 철저하게 한국적인 것들이다. 허구라는 가면을 쓰고, 너무나 구체적인 현실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율려국은 단지 하나의 상상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장화된 은유이자 문학적 저항이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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