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팀 잉골드 지음·차은정 외 옮김·포도밭·2만5000원

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가 집필한 ‘선의 인류학 3부작’(<라인스>·<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 중 두 번째 저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 개의 A’(Anthropology(인류학)·Archaeology(고고학)·Art(예술)·Architecture(건축))를 통해 만들기, 앎, 실천, 관찰 등에 대한 본질적인 사유에 착수한다. 과연 만들기란 ‘재료’를 가지고 ‘주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과정일까? 저자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반대한다. 그는 “사물의 만들기는 성장의 과정과 같다”고 주장한다. 쓰기, 관찰, 배움도 마찬가지라서 한 책을 써내는 일은 곧 저자가 관찰의 대상, 질료‘와 함께’ 존재하고,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계획된 결과로서의 인공물 역시 어느 정도 허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네 개의 A’라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인류가 무언가를 만들어온 역사를 세심하게 되짚고, 오늘날에도 질료와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감각, 과정에 주목한다.
화이트칼라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조형근 옮김·돌베개·2만8000원

미국 중산층을 면밀하게 연구해 1951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후 사회학의 고전이 된 <화이트칼라>가 완역본으로 나왔다. 현대의 ‘중간계급’은 누구이며, 왜 이들은 정치적으로 연대하지 못하는가? 진정한 의미에서 중간계급의 노조란 존재할 수 있는가? 이들의 고독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이들은 왜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당할 수밖에 없는가? 이들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이며, 이들은 어떤 원리에 따라 행동하는가?
약 70년 전에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여전히 오늘날에도 자본주의 사회를 바라보기 위한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진실과 아름다움
앤 패칫 지음·메이 옮김·복복서가·1만8500원

‘타인’과 ‘우정’이란 이름으로 삶을 함께 엮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한 사람분의 복잡함과 모험을 함께 살아낸다는 것, 서로의 증인이 돼주는 일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서 친구 ‘루시’와 함께한 수십 년을 생생하게 추모한다.
골목에서 배우는 인권
정석 외 지음·철수와영희·1만7000원

골목은 우리가 어슬렁거리고 관찰하고 사람과 만나는 장소다. 정치학자, 도시학자 등 5명의 각기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골목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인권에 친근하게 다가간다. 골목이 사라지는 시대는 소통 없는 시대를 방증한다.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
박권일 지음·사계절·1만8500원

미디어 사회학자인 저자가 읽어낸 한국사회. 약 10년간 쓴 칼럼 가운데 70여편을 엮었다. 당시의 이슈를 통과하며 쓴 글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이야기를 치밀한 시선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