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순항미사일 ‘라그나로크’…토마호크 10분의 1가격, 위력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10-28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기 이전까지 현대 전장에서는 ‘첨단 무기’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냉전체계가 끝나고 대규모 전면전이 발발할 우려가 적었기에 때문에 저렴하고 생산성 좋은 무기 보다는 비싸더라도 압도적 성능의 최첨단 무기로 정밀한 군사작전을 펴는 게 탈냉전 시대 이후 작전의 정석으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미국이 전 세계 분쟁 지역에 참가할 때 신호탄처럼 여겨지는 고가·고성능을 자랑하는 ‘토마호크’ 같은 순항미사일이 대표적인 첨단 무기로 꼽힌다. 토마호크가 공개되기 이전에는 지상 공격용 미사일로 수백㎞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이 대표격이었다.

탄도미사일은 하늘 높이 솟은 뒤 목표물을 향해 내리꽂히는 포물선 형태로 비행하는 방식으로 유도장치와 비행제어장치 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순항미사일은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무기다. 대표격인 토마호크는 지형을 실시간 분석해 산이나 건물 등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하며 초저공 비행을 한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기에 지상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정밀 부품이 들어가 가격도 비싸다.

이 같은 성능 덕분에 순항미사일은 걸프전을 계기로 현대전의 핵심 무기체계로 부각됐다.

약점도 있다. 낮은 생산성과 높은 가격이다. 복잡한 유도장치와 비행제어장치가 탑재돼 정밀한 생산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토마호크는 발당 가격이 400만 달러(약 58억 원)에 달한다. 러시아의 TERCOM처럼 복잡한 장치가 없는 Kh-101도 대당 130만 달러(약 19억 원)가 넘는다. 이 때문에 토마호크의 경우 한 해 생산량이 약 300여 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기존 순항미사일보다 값싼 ‘저가형·고효율 순항미사일’을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타격에 쓰고 있는 ‘FP-5 플라밍고’가 대표적인 ‘가성비’ 순항미사일이다. 사거리 3000㎞로 20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에 불과하다. 토마호크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대만이 최근 미국과 공동개발하기로 한 칭펑-IV는 미국 MQM-178 무인표적기를 미사일로 개조하는 모델이다. 1000㎞급 사거리와 수십만 달러 수준의 가격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저가용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방산업체 크라토스社가 공개한 사거리 800㎞에 달하는 단가 15만 달러(약 2억 원)에 불과한 저가형 순항미사일(LCCM) ‘라그나로크’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존(TWZ)은 최근 “크라토스가 비교적 저렴한 원거리 정밀타격용 무기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며 “라그나로크는 자사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XQ-58 발키리’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라그나로크는 고도 3만 5000피트(약 10.6㎞)에서 마하 0.7(시속 약 864㎞)로 비행할 수 있다. 최대 500해리(약 926㎞)를 날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탑재 가능한 탄두 무게는 80파운드(약 36㎏) 정도다. 크라토스社는 100기 단위 구매 시 대당 단가를 15만 달러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대량 생산 시 공급 단가는 더욱 인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 공군이 제시한 ‘저비용 장거리 순항무기’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이 미사일 기체는 탄소 복합소재를 쓰고 접이식 날개를 채용해 저장·수송 효율을 높였다. XQ-58 발키리 외에 전투기·폭격기·수송기 등 다양한 항공기에서 운용할 수 있다. 기체 중량이 허용되면 공격헬기 탑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관련 미 특수전사령부(SOCOM)도 이와 유사한 소형 장거리 무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시험 운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 펜들리 크라토스社 무인체계 부문 사장은 “라그나로크는 발키리 플랫폼을 위한 고성능 타격체계로, 예산 제약 속에서도 실전 배치를 앞당길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라며 “노스럽 그러먼의 ‘럼버잭’과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버잭 단방향 공격 드론은 표적 주변에서 장시간 배회하며 기회를 포착해 공격하는 ‘배회탄약’(일회용 공격 드론) 성격이 강한 무기다. 따라서 라그나로크는 더 긴 사거리에서 정밀타격을 수행하는 저비용 순항미사일로 전술적 유연성과 전략적 스탠드오프 능력 면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워존은 “크라토스社가 제작하는 라그나로크의 탄두는 소형 차량이나 창고·임시 건물, 전력·통신 설비 등 상대적으로 방호가 약한 표적에 직접적인 큰 위험을 가할 수 있는 무기”라고 평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