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억이 가물가물?"…뇌 노화, '이것' 하나만 더 써도 확 늦춘다

2025-11-11

외국어를 하나만 더 사용할 줄 알아도 뇌의 노화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두 개 언어 이상을 구사하는 사람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노화 위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칠레 아돌포 이바녜스대 공동 연구진은 유럽 27개국 50세 이상 성인 8만6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어 구사 능력이 신체적·정신적 노화 속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 인지 기능, 교육 수준 등을 종합해 ‘생체 행동 나이’를 측정하고 실제 나이와 비교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본다. 그 결과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노화가 가속화될 위험이 약 2.1배 높았지만 외국어를 하나라도 더 구사하는 사람은 그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언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효과는 더욱 커졌다. 모국어 외에 외국어를 하나 더 구사하는 사람은 노화 위험이 약 1.3배 줄었고 두 개 이상 외국어를 구사할 경우 위험은 약 2배 가까이 낮아졌다. 연구진은 “노화 위험 점수를 100점 기준으로 했을 때, 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210점, 외국어를 하나 더 사용하는 사람은 77점, 두 개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51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즉, 언어가 늘어날수록 뇌의 방어막이 두꺼워지는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교육 수준, 경제적 여건, 거주 환경 등 외부 요인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외국어 사용이 뇌 속 신경망을 자극해 일종의 ‘인지 예비능력’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는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듯, 다양한 언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뇌가 질병이나 노화에 저항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제이슨 로스먼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는 “다중 언어 구사는 큰 비용 없이 공중 보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학교에서 외국어 교육을 장려하고, 성인들이 평생 언어를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금연 캠페인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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