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커피 끊으라더니…" 주 7잔 마신 사람, 오히려 '이 질환' 위험 낮았다

2025-11-10

커피가 심장 건강에 해롭다는 오래된 통념과 달리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안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0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그레고리 M. 마커스 교수팀은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연구팀이 커피를 마신 그룹과 6개월간 카페인 음료를 모두 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커피 섭취 그룹의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3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은 가장 흔한 심장 리듬 장애로,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유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다. 커피에는 심장을 자극하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의사들이 종종 “심방세동 증상이 있다면 커피를 줄여라”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런 관성이 반드시 맞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커스 교수는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커피에는 항염 작용을 하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미국·캐나다·호주 내 5개 병원에서 평균 69세의 심방세동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하루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그룹(100명)과 커피 및 다른 카페인 음료를 완전히 끊는 그룹(100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시험 시작 시 두 그룹의 커피 섭취량은 주당 평균 7잔으로 동일했다. 이후 6개월 동안 커피 섭취 그룹은 주당 7잔 수준을 유지했고, 중단 그룹은 0잔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추적 기간 동안 심방세동과 함께 심방조동(atrial flutter)의 재발률을 관찰했다. 그 결과 커피 섭취 그룹의 재발률은 47%, 중단 그룹은 64%로 확인됐다. 이는 커피 섭취 환자들이 중단 환자 대비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39% 낮았다는 뜻이며, 심방조동을 제외하고 심방세동만 따로 분석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커피 섭취의 영향을 평가한 첫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커피의 항염 효과 외에도 커피 대신 건강에 나쁜 음료를 덜 마시는 게 위험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논문 제1저자인 크리스토퍼 웡 박사는 “의사들은 그동안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 섭취를 줄이라고 조언해 왔지만 이 연구는 커피가 단지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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