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성건설(북경)유한공사' 청산 결정...기존 중국 법인 모두 철수
사드 사태 후 식품·유통 등 계열사 대거 철수...북경 법인 수주 난항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롯데그룹이 중국 내 유통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면서 롯데건설도 법인을 청산하며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뗀다. 그룹 공사를 제외하고 자체적인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은 북경 법인 '낙천성건설(북경)유한공사'의 청산을 결정했다. 중국 정부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말 현지에서 완전히 철수할 방침이다. 해당 법인은 지난 4월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현지에서 채권자 공고를 진행 중이다. 북경 법인 내 지사인 '롯데타운건설(북경)유한회사 청두지점'도 함께 청산될 예정이다.

낙천성건설은 롯데건설이 2005년 설립한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체다. 롯데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낙천성건설 설립 당시 롯데그룹은 한국,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 롯데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식품, 유통, 유화 등 계열사가 중국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롯데건설도 북경 법인을 갖추고 계열사 프로젝트의 건설사업관리(CM) 용역 등을 담당했다.
2017년 사드(THAAD) 사태가 발생하며 상황이 돌변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시작되며 롯데 계열의 마트, 백화점, 쇼핑 등이 현지에서 대거 철수했다. 역할이 애매해진 낙천성건설이 중국 현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았다. 외국계 업체에 배타적인 중국 제도 하에서 현지 업체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실제 '롯데건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법인 직원은 2017년 51명에 달했으나 ▲2018년 36명 ▲2019년 27명 ▲2020년 13명 ▲2021년 10명 ▲2022년 6명 ▲2023년 3명으로 축소됐다. 중국 법인에서 신규 사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인력을 지속해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1년 롯데건설은 중국 심양 법인인 '낙천건설(심양) 유한공사'의 청산을 결정한 바 있다. 중국판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로 불리던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가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좌초된 영향이다. 이번 북경 법인 청산으로 롯데그룹의 중국 법인 두 곳은 모두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내 시장환경을 반영한 해외법인 효율화 차원의 청산"이라고 밝혔다.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해외사업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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