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단 연봉은 포스팅이 낸다"…키움 야구의 아이러니

2025-12-20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애틀랜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에 이어 김혜성(LA 다저스), 송성문(샌디에이고)까지 야수만 총 6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구단이 됐다.

'KBO 최고의 메이저리그 수출 클럽'이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 성공 스토리는 동시에 구단 생존 전략의 다른 이름이다. 막강한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포스팅과 이적료, 보상금 없이는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어려운 구조다.​

키움이 2025시즌 선수단 연봉으로 쓴 돈은 약 44억 원. 1위인 삼성(132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3년 보장 1250만 달러+2년 옵션 최대 2200만 달러) 한 명이 포스팅으로 안겨준 확정 수입은 30억 원대 중반이다. 옵션과 인센티브가 모두 반영될 경우 최대 50억 원대까지 갈 수 있다. 김혜성 한 명으로 구단 1년 연봉을 메우고도 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2026시즌을 앞두고 메이저행이 확정된 송성문까지 합치면 상황은 더 극적이다. 송성문의 세부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3+2년 구조에 인센티브까지 있다면, 키움은 내년에도 송성문 보상금만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이 흐름을 넥센 시절부터 모두 합치면 그림은 더 선명해진다. 강정호와 박병호가 포스팅 이적료로 가져다준 수입, 여기에 김하성 이정후가 잇따라 기록한 대형 계약 그리고 최근의 김혜성과 송성문까지. 누적 포스팅 보상금 규모는 이미 대략 4500만 달러(약 665억원)에 이른다. 키움으로선 이들 6인방의 보상금만으로도 ​십수년간 구단 운영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키움을 향해 붙는 평가는 늘 두 갈래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KBO 최고 수준의 육성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거를 꾸준히 길러내는 구단"이라고 찬사를 보낸다. 다른 쪽에서는 "팬들이 애정을 붙일 만하면 다 팔아버리는 선수 장사 구단"이라고 비판한다.

송성문이 떠난 자리에는 다른 유망주가 메울 것이고, 그 유망주가 성장하면 다시 포스팅 테이블에 올라갈 것이다. 이 순환은 냉혹하지만, 지금의 키움이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생존 방식이기도 하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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