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유업계가 ‘저당화’를 둘러싼 경쟁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건강 관리와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영양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당을 줄인 유제품이 새로운 핵심 경쟁 영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저당·무가당 우유·발효유 시장은 최근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 함량 10g 이하 제품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RTD커피 시장에서도 제로슈거 제품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제품 시장은 2016년 903억원 규모에서 2022년에는 3000억원을 넘어섰다. 또한 국내 발효유 시장은 2023년 2조625억원에서 2026년에는 2조249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 유제품 매출 상위권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선두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동원F&B 순으로 형성돼 있다. 이들 5대 유업사가 사실상 국내 유제품 시장의 주력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당 전략 역시 이들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전 카테고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 5대 유업사 ‘로우슈거 전략’ 전면 확산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올해 과즙 음료 브랜드에 설탕을 뺀 ‘올데이프룻 제로 청매실’ 출시하고 최근 저당밸런스 곡물우유도 연달아 출시하며 저당 음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데이프룻 제로 청매실의 경우 제로칼로리·당 0g의 스펙을 갖추며 새콤달콤한 맛과 향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건강 부담은 낮췄다.

매일유업은 가공유·RTD커피에서 저당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바리스타룰스 라인’ 등 대표 제품군에 저당 옵션을 적용했으며, 저당 RTD커피 비중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중이다. 동사는 올해 가공유 브랜드 ‘우유속에’ 3종(딸기과즙, 코코아, 커피속에 모카치노)을 설탕 무첨가로 리뉴얼 출시했다.
남양유업은 발효유와 커피 음료 중심으로 로우슈거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프렌치카페 로우슈거(스테비아)’, ‘불가리스 저당형’ 등을 잇따라 출시했고, 무첨가·천연당 콘셉트 제품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어트·피트니스 커뮤니티에서 호응이 높은 점도 특징이다.
빙그레는 발효유와 가공유 중심으로 저당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빙그레의 효자상품 바바나맛우유에서 당을 줄인 '무가당 바나나맛 우유'를 출시하며 ‘익숙한 맛은 살리되 칼로리는 낮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부분에서도 저당 라인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원F&B도 대표 제품 리뉴얼을 통해 저당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인기제품인 ‘덴마크 가공유’ 4종의 당 함량을 시중 가공유 평균 대비 약 20% 낮춘 제품으로 재정비했다. ‘덴마크 커피커피’는 100mL당 당류 4.1g으로 시중 커피우유 평균보다 약 50% 낮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 풍미는 유지하되 당을 줄인 리뉴얼로, 누적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덴마크 브랜드 경쟁력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 저당화는 유업계의 ‘새로운 기본값’…장기 구조 변화 가속
업계에서는 저당·무가당 라인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 구조를 바꾸는 흐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세대를 불문하고 건강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확대하고 있어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며 “식품은 결국 맛이 중요한데, 기분 좋은 단맛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배합 기술이나 원가가 높은 대체당 활용 비중이 관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유업계 전체에서 저당 제품군이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발효유와 유가공품 부문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2~3년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저당 유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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