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용진, 이마트 주류 플랫폼 키운다…'와인그랩' 서비스 확대

2025-11-17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인 ‘와인그랩’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연내 이마트뿐 아니라 트레이더스까지 픽업 채널을 확대하고 주종 역시 와인·위스키 중심 상품군에서 전통주와 대중주로 대폭 넓힌다. 이마트는 이번 개편을 통해 ‘주류 온라인 주문–오프라인 픽업’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MZ세대 중심의 프리미엄·희귀 주류 수요를 본격 흡수해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효과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르면 이달 중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스마트오더 주류 서비스 ‘와인그랩’을 리뉴얼해 선보인다. 리뉴얼의 핵심은 픽업 채널 확대와 상품군 확장이다. 기존에는 단일 채널로 전국 이마트 점포에서만 픽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트레이더스 매장에서도 스마트오더가 가능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와인그랩에서 와인과 위스키만 취급했으나 앞으로 전통주를 포함해 막걸리·사케·백주 등 대중 주류까지 선택지를 넓혀 고객 경험의 폭을 크게 늘린다. 이에 따라 와인그랩의 상품군은 현재 3000여 종에서 개편 이후 5000여 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와인그랩은 이마트 앱을 통해 와인·위스키·리큐어 등 주류를 주문하고 원하는 점포에서 원하는 날짜에 수령하는 서비스다. 다양한 상품 구색 덕분에 희소성 높은 와인 라인을 구할 수 있어 프리미엄 주류 수요가 높은 3040세대 남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주류는 국내 수입 물량이 적어 과거에는 일부 오프라인 매장 몇 곳에서만 구매가 가능했으나 와인그랩을 통해 전국 각지의 고객이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와인그랩의 올해 7~11월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20% 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과 비교하면 2배가량 뛰었다. 이마트는 연말 특수 효과에 더해 플랫폼 리뉴얼로 주류 판매가 더욱 늘면서 올해 와인그랩의 연간 매출이 작년 대비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인그랩의 인기에 올해 1~11월 이마트 전체 와인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히 인기가 높았던 화이트 와인 매출은 23.5% 뛰었다.

와인그랩은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집객 플랫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현행 주류 판매 규정상 온라인 주문 후 반드시 매장에서 상품(전통주 제외)을 직접 수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류 픽업 고객 중 50% 이상이 매장에서 안주 등 추가 상품을 함께 구매해 매출 증대 효과도 내고 있다.

이마트의 주류 플랫폼 확대 전략은 정 회장의 장기적 와인 사업 투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와인 애호가’로 잘 알려진 정 회장은 2008년 주류 전문 유통사인 신세계L&B를 설립하며 와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같은 해부터 이마트에서 대규모 와인 할인 행사인 ‘와인장터’를 정기적으로 열며 저가 와인과 함께 그간 해외 수입이 잘 이뤄지지 않던 희귀한 와인을 대거 선보였다. 이마트의 올해 5월 ‘와인장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편의점 이마트24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계열사 6000여 개 점포에도 와인 공급망을 구축해 3만 원 미만의 상품을 공급하는 한편 스타필드에 최대 7000여 종의 주류를 취급하는 전문매장 ‘와인클럽’을 열며 국내 와인 시장을 확대했다. 이후에는 미국 ‘쉐이퍼 빈야드’ 등 해외 와이너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사업 범위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와인장터’ 이벤트와 한정 수입 와인, 단독 상품 등을 통해 국내 유통업계 최대 수준의 와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이번 와인그랩 개편으로 프리미엄 주류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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