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의 나라 일본… AI부처 절반이 민간인

2025-05-06

e메일 대신 팩스, 카드 대신 현금을 쓰던 ‘갈라파고스’ 일본이 변신하고 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정부 조직 체계를 바꿔 우리보다 먼저 인공지능(AI) 전담 부처를 출범시키더니 매년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물론 민간인 출신들까지 적극 영입하며 혁신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DX)에 뒤처졌던 일본이 AI 정부를 필두로 한 AI전환(AX)에서는 한국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의 DNA가 달라지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일본의 AI 전담 주무 부처인 디지털청은 올 1월 기준 총원 1180명 중 절반이 넘는 600명을 민간 출신 인력으로 충원했다. 출범 4년 만에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관료 출신보다 민간 경력자를 더 많이 채용해 자칫 탁상행정에 빠질 수 있는 AI 전담 부처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내실화했다.

반면 한국에는 아직 AI 전담 주무 부처가 없다. AI 정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괄하고 있지만 과기부 인원도 대부분이 행정 관료 출신이다. 경제 부처 출신인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AI 전담 부처가 만들어지더라도 행정고시 출신 관료들끼리 몇 번 순환근무를 돌리고 나면 전문성은 사라지고 각종 행정 규제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I 정부 예산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일본의 AI 분야 직접 지원 예산은 1969억 엔(약 2조 원)으로 전년 대비 67.4%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추가경정예산에 AI 관련 재원 1조 8000억 원을 배정하기는 했지만 집행 속도에서 일본과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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