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들이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검진을 기피하는 습관 때문에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과도하게 사망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연구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남성들의 낮은 건강검진 참여율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장질환·전립선암, 조기 검진이 생명 구한다
미국심장협회의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심장 돌연사 환자의 75%가 남성이었으며 특히 45~75세 구간에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흉통이나 호흡곤란 같은 전형적 증상은 조기 발견만 된다면 치료가 가능하다. 전립선암 역시 정기 검진으로 조기 진단 시 완치율이 높지만, 남성들의 외면이 문제다. 미국암협회는 남성 8명 중 1명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며 44명 중 1명이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전립선 검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사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한국 남성, 검진 참여율 여성보다 낮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가 건강검진 수검률은 여성(78.5%)이 남성(71.2%)보다 높았다. 특히 40~50대 남성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직장·가정 생활에 바쁘다는 이유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심장질환, 간질환, 위·대장암 등 주요 질환의 발병률은 오히려 남성이 높아 조기 검진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남성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검진을 소홀히 하던 남성들의 생활 습관과 맞물려 건강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불편함이나 두려움 때문에 검진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 관계자는 “50세 이상,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 검사를, 45세 이상은 대장암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조기 진단이야말로 생명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