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0조 불어난 펀드시장…인력난도 심화

2025-11-19

올해 증시 활황으로 인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펀드 시장이 급성장했으나 정작 이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수는 제자리에 가까워 1인당 설정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운용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고용 불안 등으로 인력 부족 현상마저 겪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국내 전체 펀드의 설정 원본액은 581조 6256억 원으로 지난해 12월(430조 1315억 원) 대비 35.2%(약 152조 원)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 수는 879명에서 909명으로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펀드매니저 1명이 관리하는 펀드 설정 원본액은 6399억 원으로 사상 처음 6000억 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펀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으나 펀드 수 자체가 크게 늘지 않은 만큼 펀드 운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체 펀드 수는 지난해 말 4522개에서 이달 4673개로 3.3%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규모가 큰 ETF 대부분이 패시브펀드기 때문에 설정 원본액이나 순자산 총액이 늘어나는 건 펀드 운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용사 규모에 따라 인력 수급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한국투자(15명), 하나(9명), 키움(7명), 삼성(4명), 미래에셋(3명) 등 대형사 위주로 펀드매니저 수가 늘어났으나 우리(5명), NH아문디(4명), 현대(2명), 유리(1명) 등 중소형사 등은 인력이 감소했다. 전체 수로는 미래에셋(84명), 한국투자(68명), KB(63명), 삼성(59명) 등 대형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선호 자체도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회사가 주력하는 ETF 등 일부 부문에 성과가 집중될 뿐 아니라 증권사 등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보수 상승률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즉시 펀드 운용을 맡길 수 있는 경력직 중심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만큼 신규 채용도 많지 않다. 운용사 규모를 불문하고 국민연금 등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거나 해외 유학을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실력 있고 자신감 있는 펀드매니저들은 운용사에 남아 있기보다는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연봉은 낮아도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모투자전문회사나 투자자문사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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