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학자금 대출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대출 확대와 학점은행제 학생에 대한 학자금 대출 도입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학년도 학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장학재단의 지난해 학자금 대출 공급액은 전년보다 2212억원(11.6%) 늘어난 2조1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이 844억원(10.7%),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1368억원(12.4%) 증가하며 각각 8762억원, 1조2428억원을 기록했다.
학자금 대출 규모가 2조원 대를 넘어선 것은 2015년(2조1300억원) 이후 9년 만이다. 학자금 대출을 맡은 한국장학재단이 출범(2009년) 이후 대출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10년(2조7700억원)이었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2023년 학점은행제 학습자에 대한 학자금 대출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데 이어 지난해엔 연간 350만원이었던 생활비 대출 한도가 4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영향으로 전체 대출 공급액 규모가 3년 연속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장학재단의 대출 총액은 3년째 증가했지만 상환금액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1조7306억원)이었다. 2020년~2023년 사이 연간 학자금 대출 상환액은 각각 2조322억원, 1조8848억원, 1조7536억원, 1조6285억원이다. 연간 대출 공급액 대비 상환금액 비율은 최근 5년간 114%에서 81%까지 낮아졌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학자금 대출 상환은 청년들의 소득 수준과 취업률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대출이 늘어난 만큼 상환액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은 최근 ‘청년 백수’가 늘어나는 등 대출금을 갚아야 할 청년들의 낮은 취업률이나 고용 불안정성과 연관 있다”고 설명했다.
4학년, 석사, 공학계열 대출 규모 커
지난해 학자금 대출 현황을 학년별로 보면 학부에서는 4학년 대출액(3744억원)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2학년(3042억원), 3학년(2938억원), 1학년(2360억원) 순이다. 대학원에서는 석사과정(4327억원)에 투입된 대출금이 가장 많았다. 전공별로는 공학(5393억원)계열의 대출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사회(4279억원), 예체능(3077억원), 자연(2833억원) 순이다.
진선미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장학금 지원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