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고 강렬한 '숏폼'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쇼핑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숏폼은 15초에서 60초 정도 짧은 영상을 말한다. 시장 초기 바인(Vine)이 6초 영상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틱톡은 그 흐름을 이어받아 개인화된 추천과 쉬운 편집 도구로 2016년부터 세계를 휩쓸며 숏폼의 시대를 열었다.
숏폼은 특히 커머스 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틱톡숍은 짧은 영상으로 제품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구매로 연결하는 형태다. 틱톡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뷰티 카테고리에서 숏폼을 통한 거래액 비중은 5%다. 아마존에서도 상품 상세페이지에서 숏폼 소개 영상을 본 고객이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3.6배 더 많이 구매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2024년 기준 국내 쇼핑·패션 애플리케이션(앱) 상위 20개 중 12개가 숏폼을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클릭 대신 스와이프 형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많은 숏폼 콘텐츠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예를 들어 1시간짜리 영상을 30초 숏폼으로 바꾸려면 편집자가 영상을 수십·수백번을 돌려보며 핵심을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은 보통 3~6배 시간이 걸린다. 순수하게 사람 손으로만 하기 때문에 어렵고 지치는 작업이다.
숏폼 인공지능(AI) 기술은 바로 이 같은 제작의 생산성 한계를 돌파하는 게 목표다. 숏폼AI 기술 도입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작 시간의 드라마틱한 단축이다. 1시간 길이 원본 영상을 10분 미만 시간으로 수십 개의 숏폼으로 변환, 신속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둘째는 합리적인 비용이다. 전문 편집 인력 없이 100% 자동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품질의 숏폼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유지율(리텐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숏폼AI 기술을 활용해 홈쇼핑 방송을 요약해 보여주는 홈쇼핑모아의 '30초 홈쇼핑'은 이용자 참여도가 35% 증가했다. 상품 노출 수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커머스 영상에 특화한 버즈니의 에이플러스 숏폼 AI 기술은 1시간 길이 쇼핑 영상을 입력받아 5분 만에 6개의 숏폼영상을 만든다. AI는 쇼호스트의 설명, 영상 속 상품 이미지, 맥락까지 이해해 마치 사람이 영상을 이해하고 편집하듯 하이라이트를 찾아낸다. AI가 추출한 후보 영상을 기반으로 사람이 후편집할 수 있도록 편집툴도 지원한다.
AI는 영상 속에서 '이 부분이 중요해!'라고 알아서 골라주는 경험있는 조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버즈니 에이플러스 숏폼AI 기술을 도입해 100% 자동화된 방식으로 숏폼을 제작하고 실서비스에 적용했다. 이처럼숏폼AI는 제작의 혁신을 가져와 기업이 보유한 콘텐츠로 더 쉽게 숏폼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게 한다.
또, 숏폼AI 기술은 우리나라 커머스의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난해 전 세계 한류 팬은 2억2500만명, 지출 규모는 760억달러로 추산됐다. 오는 2030년에는 14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팝은 물론 드라마, 뷰티, 푸드 모든 분야에서 한류가 세계로 퍼지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틱톡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의 66%가 영상 시청 후 바로 제품을 구매하는 기능을 좋아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소비자 81%가 숏폼 플랫폼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국내의 경쟁력 있는 상품과 콘텐츠가 숏폼AI를 만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숏폼AI 기술은 국내 커머스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숏폼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소비자를 사로잡았다면, AI는 제작을 혁신하며 기업에 효율성 제고와 비즈니스 성장 그리고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다.
윤창호 버즈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tintin@buzzn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