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사랑하는 테슬라인데…“머스크 형, 제발 경영만”

2025-07-07

트럼프 당선 후 488달러로 오른 뒤 추락

머스크 정치 행보 따라 계속 출렁 전망

미국 나스닥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 리스크’가 커진 테슬라만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테슬라의 기초 체력이 바뀐 건 아니니까 쌀 때 더 사야 한다”는 기대와 “200달러까지 무너지는 거 아니냐. 지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우려가 교차하며 서학개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역대 최고점인 488.5399를 찍었다가 트럼프 관세 이슈로 지난 4월 214.2500까지 내려앉은 뒤 미국 주가 회복세에 힘 입어 300달러 중반까지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이 불거지며 현재는 300달러 안팎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 신고가인데 테슬라만”…서학개미 냉가슴

7일 테슬라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전기차와 에너지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테슬라는 미래 산업의 길목을 선점한 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서학 개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들의 몸값이 연일 치솟는 상황에서 테슬라 혼자 나홀로 추락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지금까지 한국인이 테슬라에 투자한 금액은 210억 달러(약 28조6100억원)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엔비디아 135억달러, 3위는 팔란티어 테크 47억달러, 4위 애플 44억달러, 5위 마이크로소프트 33억달러다.

테슬라 주주들은 “제발 정치 말고 경영에만 집중했으면…”, “나스닥이 신고가를 찍었는데 테슬라만 못 간 이유는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머스크 때문에 하방을 예상하긴 했지만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까 공포감이 든다”, “남들이 최고점을 돌파할 때 혼자 주가가 떨어지는 데도 (머스크는) 정신을 못 차렸다”, “창당까지 한다니 ‘쇼’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진심으로 저런다” 등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와 닮은 ‘머스크 리스크’

한때 브로맨스를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사이에 균열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가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에 머스크가 반대하면서다.

이 법안에 포함된 전기차 우대 정책 폐기안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는 해당 법안에 대해 “돼지고기 가득한 역겹고 혐오스러운 법안”, “광기(insane)”라고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격렬하게 충돌한 끝에 지난 5일 미국의 양당제 정치에 균열을 내겠다며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선언했다.

그간 머스크에 대해 “정신을 잃었다”, “미쳤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머스크의 남아공 추방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하며 테슬라 주가는 5.34% 급락한 300.71달러로 곤두박칠 쳤다.…

머스크는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 X(구 트위터)에 “독립 기념일은 일당 독재(공화당) 체제로부터 독립을 원하는지 묻기에 완벽한 때!”라며 “이를 실행하는 한 가지 방법은 상원 2~3석과 하원 8~10개 선거구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아주 근소한 의석 차를 고려할 때 이 정도면 논쟁적인 법안에 결정적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상·하원에 소수 의석을 확보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테슬라 주가가 300달러 안팎을 오가는 가운데 머스크 리스크에 따라 계속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주가에 대해 최저 115달러에서 최고 500달러까지 크게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월가의 테슬라 낙관론자인 댄 아이브스도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은 머스크가 정치적 논란에 더 연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창당 선언이 엄포에서 끝나면 단순 해프닝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창당한다면 테슬라 주가에는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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