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장애로 어려움을 겪던 선수가 맞나 싶다. 올 시즌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과 공동 다승왕(3승)을 거머쥐었고 ‘왕중왕전’ 격인 이벤트 대회까지 제패했다. 이제 막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홍정민(23·CJ) 얘기다.
최근 만난 홍정민은 “결과만 놓고 보면 누가 봐도 커리어 하이가 맞다. 사람들도 전성기라고까지 말하는데 스스로는 그런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며 “전성기, 커리어 하이라고 하면 괜히 한계를 정해두는 것 같다. 그런 표현에 스스로를 가두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이어 “상금왕과 공동 다승왕을 확정했지만 인기상도 욕심이 나긴 한다. KLPGA 홍보 모델로도 뽑힌 적이 없는데 저랑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탐난다”며 웃었다.
홍정민은 주니어 시절부터 ‘리틀 박세리’로 불리던 재목이다. 2021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슬럼프를 겪었다. 그런데 5년 차인 올해 날아올랐다. 5월 메이저 대회 KLPGA 챔피언십, 8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0월 K푸드 놀부·화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고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열린 이벤트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 정상에도 섰다.
홍정민은 “지난해까지 아팠던 것들이 좋아지면서 올해 자연스럽게 성적이 올라갔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에 피부 알레르기로 주춤했던 게 아쉽긴 하다. 특히 메이저 대회가 있던 기간이라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며 “그래도 고무적인 건 지난겨울 전지훈련 때 아침저녁으로 매일 최소 3㎞씩 뛴 덕분에 올해 하반기까지 체력이 좋았고 끝까지 집중력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에게 ‘올 한 해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무기는 ‘기복 없는 플레이’다. 실제로 필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홍정민은 “위기가 와도 큰 흔들림 없이 샷을 할 수 있는 게 제 무기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하다”며 “그중에서도 이 클럽으로 치면 버디를 무조건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드는 클럽은 85m 안팎서 치는 52도 웨지샷이다. 1m 안쪽으로 붙일 수 있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년 목표로 홍정민은 한국 여자오픈 트로피를 꼽았다. “올해 KLPGA 챔피언십 우승했으니까 내년엔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한국 여자오픈 정상에 서고 싶어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인 만큼 코스가 어려울 텐데 그걸 이겨냈을 때 성취감이 정말 클 것 같아요. 메이저 타이틀을 하나씩 하나씩 갖는 게 제 장기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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