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겉으론 외교의 장이었던 이번 APEC 회의장의 물밑에선 각국의 ‘기술 자존심’을 건 스마트폰 전쟁이 벌어졌다.
APEC 참석차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기념해 문방사우 세트와 함께 작년에 출시된 샤오미15 울트라 제품 2대를 선물했다. 샤오미는 중국 1위 스마트폰 제조사다. 겉으론 “스마트폰 안의 디스플레이는 한국 제품(LG디스플레이)”이라며 한·중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지만, 속내는 자국 대표 스마트폰을 직접 노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홍보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통신보안은 잘 되냐” 농담을 던지자 시 주석이 “백도어(뒷문, 정보유출 통로)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보라”고 답하면서 이슈가 됐다.
시 주석이 건넨 제품은 독일 명품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협업해 개발된 모델로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의 경계를 허문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제품에 장착할 수 있는 ‘포토그래피 키트 레전드 에디션’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도 전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 9월 최신 모델 ‘샤오미17’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해당 제품은 글로벌 출시가 이뤄지지 않아 샤오미15 울트라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 효과’는 실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이전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시 주석의 선물이 이슈가 되며 홍보가 잘 됐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문의와 제품 판매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16GB 메모리와 512GB 스토리지를 탑재한 단일 모델이 169만9000원에 출시됐는데 현재 12% 인하된 149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올해 1월 한국에 공식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던 샤오미코리아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심산으로 제품 설명 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한국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갤럭시 수호자’로 등장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아이폰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던졌다. 이 회장은 황 CEO와의 ‘치맥 회동’에서 옆자리 손님이 아이폰을 들고 셀카를 요청하자 “갤럭시를 가져오셔야죠”하고 농담을 건넸다. 이후 곧바로 이어진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살펴본 후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가볍지 않다. Z세대(1990년 중분~2000년대 초반 출생)가 아이폰을 선호하면서 갤럭시 폰은 중장년층이 많이 쓰는 ‘아재폰’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8월 발표된 한국갤럽의 ‘스마트폰 관련 조사(7월 기준)’에서 올해 국내 10·20대의 스마트폰 사용자의 60%가 아이폰(갤럭시 사용자는 40%)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 초슬림폰 갤럭시 엣지를 새롭게 내놓은 것도 아이폰에 맞서기 위한 삼성전자의 승부수였다.
삼성은 이번 APEC 전시장에서 스마트폰 기술력 과시에도 열을 올렸다. 연내 출시를 앞둔 트라이폴드 폰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 트라이폴드 폰은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이다. 양면 접이식인 ‘폴드’보다 진화해 화면을 펼치면 10인치대의 대화면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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