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하루만에 완판”…5만원이었는데 99만원까지 폭등한 제품의 정체는?

2025-08-10

“추억은 팔리고, 개성은 붙는다”…다마고치 열풍 다시 불다

1990년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전자 애완동물 ‘다마고치’가 다시 한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어린 시절 다마고치를 즐겼던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진한 향수를, 이를 처음 접하는 Z세대에게는 신선한 디지털 놀이 경험을 제공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복고+신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연일 ‘완판’… 리셀 시장도 과열

최근 반다이남코코리아가 선보인 시리즈 최신작 ‘다마고치 파라다이스’는 그 인기를 수치로 증명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에는 개장 전부터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준비된 600여대가 첫날 모두 판매됐다. 이후에도 하루 평균 300여대씩 팔리며 보름 만에 전체 물량이 소진됐다.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다이남코코리아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대부분 제품이 ‘품절’ 상태다. 재입고 알림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공급 부족은 자연스럽게 리셀(재판매) 시장의 과열로 이어졌다.

단종되었거나 한정 생산된 제품은 프리미엄이 붙으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2019년 출시 후 단종된 ‘다마고치 썸 메르헨 핑크’는 정가 5만4900원의 7배가 넘는 4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기 발매된 ‘다마고치 썸 매지컬 퍼플’도 32만9000원 수준에 형성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유니 엔젤 산리오’, ‘20주년 에디션’ 등 한정판 콜라보 제품이 60만~80만원대에 올라와 있다.

◆디지털 육성 게임에서 ‘개성 콘텐츠’로 진화

다마고치는 1996년 일본 완구기업 반다이에서 처음 출시한 휴대용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가상의 알에서 부화한 캐릭터를 먹이고, 놀아주고, 청소하며 기르는 방식이다. 육성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단순한 조작이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를 유도하며, 90년대 후반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의 인기는 단순한 ‘리트로 열풍’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다마고치는 ‘꾸미는 디지털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전용 케이스, 키링, 스티커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기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미고, 완성된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문화는 30대를 중심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비층으로 복귀한 결과로 해석된다.

개성과 표현을 중시하는 Z세대에게도 ‘디지털 반려 콘텐츠’로 어필하며 전 세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장난감에서 문화로”…전문가가 본 다마고치 열풍

전문가들은 이번 다마고치 열풍을 단순한 복고 유행이나 일회성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세대 간 감성이 교차하고, 놀이가 새로운 소비 경험으로 재해석되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마고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리트로 감성’”이라며 “Z세대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놀이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나만의 기기’를 꾸미고 기록을 남기는 문화가 더해져 장난감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진화했다”며 “한정판 리셀 시장의 형성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들이 과거의 감성과 현재의 소비 방식을 결합하면서 다마고치는 다시금 ‘살아있는 콘텐츠’로 돌아왔다”며 “그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변화된 시대의 소비 심리를 반영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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