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두뇌 중동으로"… 트럼프 행정부 첫 승인 기업
美 첨단 반도체 통제 속 이례적 승인… 21조원대 투자 병행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랍에미리트(UAE)로 엔비디아 칩을 수출할 수 있는 수출 허가를 확보했다. 이번 조치는 걸프 지역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가속화할 중대한 전환점이자,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이례적으로 승인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
MS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상무부로부터 이 같은 수출 허가를 받은 첫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인 결정은 지난 9월, '업데이트된 엄격한 기술 안전장치(updated and stringent technology safeguards)' 를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MS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GB300'을 포함해 A100 칩 6만400개 상당의 물량을 UAE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AI 연산의 핵심 장비로 불리는 고성능 GPU가 중동 현지 데이터센터로 이전되는 첫 본격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美 수출 통제 속 'AI 두뇌' 이전 허가
미국은 첨단 반도체가 군사·감시 기술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 러시아, 중동 일부 국가로의 AI 칩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UAE는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동시에 중국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어, 미 상무부의 개별 허가 없이는 엔비디아 칩을 현지에 반입할 수 없었다.
이번 허가는 "미국의 통제 아래 UAE의 AI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 동시에, MS가 AI 기술 확산의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MS는 블로그를 통해 "이 칩들은 매우 강력하고 규모도 크지만, 더 중요한 것은 UAE 전역에 미칠 긍정적인 기술·경제적 파급효과"라며 "이 GPU들을 통해 오픈AI, 앤트로픽, 오픈소스 AI 개발사, 그리고 MS 자체 AI 모델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전 프리마켓 거래에서 1.9% 상승했다.
◆ "UAE-미국, 정권 바뀌어도 이어지는 전략적 관계"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아부다비 ADIPEC 콘퍼런스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UAE와 미국 정부 간에는 여러 행정부를 거쳐 이어져 온 매우 중요한 전략적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상무장관의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며 "이번 수출 허가는 그의 적극적인 추진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는 당시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과의 협력 위에서 쌓아올린 것"이라며 "정치는 양당이 함께 움직일 때 가능하다는 점을 늘 명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UAE에 152억달러 투자… "기술보다 중요한 건 신뢰"
MS는 이번 수출 허가 발표와 함께 UAE 내 대규모 투자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UAE 누적 투자액은 2030년대 말까지 총 152억달러(약 21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 내역에는 AI 전문기업 G42에 대한 15억달러(약 2조1000억원) 지분 투자,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한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 지출(capex)이 포함됐다.
스미스 사장은 "우리가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신뢰'"라며 "UAE에서는 기술, 인재, 그리고 신뢰가 결합해 AI와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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