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러 "AI로 인해 해고 본격화…노동시장 취약해"
제퍼슨 "금리 인하 천천히 진행해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대표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다음 달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추가 금리 인하를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해 연준 내부 분열이 점차 심화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월러 이사는 런던에서 열린 전문경제학자협회 연설에서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수요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 해고 계획을 논의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약화된 노동시장 상황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4~6주 전만 해도 기업들은 '채용도 없고 해고도 없다'는 방식으로 움직였다"며, "이제는 기업 경영자들과 대화할 때 '해고 계획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느낀다. 실제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상황은 AI와 관련될 수도 있고, 다른 여러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채용도 없고 해고도 없다'는 상황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연준이 고용시장 리스크를 중시하고 12월 9~10일 정책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 달 금리 인하가 정당하다는 월러 이사 의견은 같은 날 나온 제퍼슨 부의장 주장과는 대비된다.
제퍼슨 부의장은 이날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수준 이하로 기준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는 천천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정책 기조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우리는 경제를 제한하거나 촉진하지 않는 중립적인 수준에 가깝게 그것을 움직여 왔다"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는 관세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 근처에 있으며, 경제 성장 둔화와 주식 시장 상승 혜택을 누리지 못한 가계의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금리가 추가 하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월러 이사는 수개월간 금리 인하를 주장해 왔으며, 최근까지 많은 동료들이 동의했지만 현재 연준 내 의견은 깊이 갈라져 있는 상황이다.
특히 12개 지역 연준 총재 중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거의 변화가 없고 목표치보다 약 1%포인트 높다며 금리 인하 중단을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후보로 고려 중인 월러는 "조직 내에서 의견 불일치는 건강하지만, 투표가 지나치게 근소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금리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내 이견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42%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한 달 전 94%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