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인스타·유튜브로 글로벌화"···'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도 제자리

2025-07-2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19~20일)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지니어스(GENIUS Act) 법안'에 서명하며 디지털 자산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은 번개 같은 속도로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산업과 학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입법기관은 요지부동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샌드박스)를 이용해서라도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하지만 '그림자 규제'가 존재하는 현 시장에서 샌드박스가 가능할 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22일 디지털 자산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운영'에 관한 내용을 담은 지니어스법(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에 정식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니어스법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엄청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한 명확하고 단순한 규제 체계를 확립한 것으로 어쩌면 인터넷의 탄생 이후 금융 기술 분야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혁명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시장도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그동안 전통 금융자산으로 배척당했던 디지털자산이 인정받으면서 새로운 금융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자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 간 새로운 연결 고리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이에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지니어스법 통과 직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부터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며, 원화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됐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와 함께 '통화 주권' 등이 거론되며 원화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지만 입법으론 이어지지 못했다. 기본법의 후속인 디지털 자산 혁신법 발의도 기존 7월에서 8~9월로 지연됐다.

그 사이 미국은 지니어스 액트를 비롯해, 당국의 규제 관할권을 규정하는 '클래리티 법안'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반(反)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금융시장에선 지니어스 액트를 통해 달러라이제이션이 심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달러라이제이션은 한 나라의 통화가 신뢰를 잃거나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적 불안이 심각해질 때 미국 달러와 같은 외국 통화가 자국 통화를 대신해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사용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달러에 준하는 디지털자산을 인정했기에 기존 크립토 거래(90% 이상) 위주로 사용되던 스테이블코인이 B2C, B2B로 확산되는 계기가 돼 전 세계에 달러라이제이션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80%는 미국 외에서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이 수익을 달러로 지급하는데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한다면 미국 외 지역에서도 점차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며 "빅테크들이 글로벌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하기 시작하면 모든 국가에서 노출도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업계에선 미국의 속도를 고려하면 국내 입법을 기다리기에는 애가 탄다는 입장이다. 이에 샌드박스를 통해서라도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그림자 규제로 외국인이 국내 가상자산에 투자도 못하는 상황에서 원화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샌드박스로 열어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림자 규제로 인해 사업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샌드박스를 기대해도 될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입법만 기다리고 있기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해선 외환과 통화정책을 고려해야 하고 각자 입장도 존재하지만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만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샌드박스로라도 논의를 진행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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