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모스크 앞 돼지머리 연쇄 발견…파란색 ‘OOO’ 글자 적혀

2025-09-09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이슬람 사원(모스크) 앞에서 돼지머리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증오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새벽 5시 30분쯤 파리 20구의 한 모스크에 기도하러 가던 무슬림들이 사원 앞에서 푸른색 잉크가 칠해진 돼지머리를 발견했다.

이슬람에서 돼지는 부정하고 더러운 금지 동물로 여겨져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돼지를 이용한 행위는 전형적인 이슬람 혐오 범죄 수법으로 꼽힌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유럽계 남성이 가방에서 돼지머리를 꺼내 사원 앞에 두고 떠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같은 날 파리 15구와 18구, 근교 몽루주와 몽트뢰유의 모스크 앞에서도 돼지머리가 발견됐다. 특히 몽트뢰유 모스크 앞 돼지머리에는 파란색으로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한 경찰 소식통은 일간 르피가로에 “모스크들이 문을 열 때마다 돼지머리가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랑 누네즈 파리경찰청장은 사회관망망 서비스 엑스(X)에 “즉시 수사가 시작됐다”며 “이 비열한 행위의 가해자를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 검찰청도 “경찰이 인종 또는 종교에 따른 차별을 이유로 한 증오 선동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장관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런 참을 수 없는 도발로 피해를 본 사원 관계자들과 신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신성한 예배 장소를 공격하는 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열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반유대주의뿐 아니라 반무슬림 행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 이슬람 혐오 반대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이슬람 혐오 사건은 1037건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내무부 공식 통계는 173건이지만 당국은 피해자들의 미신고가 많아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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