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파적인 한줄평 : 리포팅이 길고 힘이 없습니다.
이번 리포트 성적은, C+이다.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다.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태양의 노래’ ‘채비’ 조영준 감독의 신작으로, 조여정, 정성일이 맞붙어 107분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자 한다.

혓바닥 싸움인데, 힘 조절에서 실패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리얼타임물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이라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놀아야하지만 ‘강약/중간약’ 없이 계속 ‘약약약약’으로 이어진다. 반전이 귀하고 소중한 건 알고 있지만, 너무 꽁꽁 아껴두다 뒤에서 ‘빵’ 터트리고 싶다는 제작진의 욕심이 약점이 되고 만다. 이때문에 ‘연쇄살인마와 인터뷰’란 근사한 소재가 지루한 리포팅으로 잘못 가공되고, 흡인력 있게 밀고나가야하는 중반 이후까지 고개를 꾸벅꾸벅 떨구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을 듯 하다.
고이고이 아낀 반전을 후반부터 펑펑 터뜨리지만, 서사 구조의 힘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과한 클리셰처럼 비친다. 전반부와 후반부 전혀 다른 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나마 빈곳을 채우는 건 캐릭터성이다. ‘선주’는 기자란 직업적 딜레마를 잘 녹여낸다. 팽 당한 기자로서 특종 취재를 먼저 해야할지, 사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신분을 밝힌 연쇄살인범을 경찰에 신고해야할지 더 결정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가며 그가 가진 고민에 호기심을 느끼게 한다.
특히 정성일이 연기한 정신과 의사이자 연쇄살인마 영훈은 더 매력적이다. 다만 ‘영훈’의 살인 동기가 모두 약자의 사연으로 구성된 건 다소 아슬아슬하다. ‘사적 단죄’에 대한 미화로 해석되거나 연쇄살인마인 ‘영훈’을 응원하게 될 수 있는 설정이라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배우들의 합은 알맞다. 조여정과 정성일은 직업적 특성을 자세하게 분석한 건지, 기자와 정신과 상담의 그 자체로 보인다. 오는 9월5일 개봉.
■고구마지수 : 2.5개
■수면제지수 : 3.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