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가운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포용금융도 확대해야 하는 까닭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가계부채 억제 및 부동산 안정화의 목적으로 시행된 '6.27 대책' 이후 은행들은 가계대출 공급을 제한하는 대신,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포용금융 확대'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하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서비스 출시 약 3년만에 누적 공급액 4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했는데,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 공급액은 지난달 말 누적 기준 각각 1조 8500억원 1조 9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고객 10명 중 6명은 중·저신용자다.
대출잔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두 상품의 소상공인 대상 대출잔액 합계는 총 2조 5000억원(신용대출 1조원, 보증서대출 1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은행권의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감소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카뱅은 전년 동기 대비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을 80% 이상 늘리는 등 포용금융에 집중했다.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카뱅은 올 연말까지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추가로 내놓는 등 소상공인 대상 금융 상품 라인업을 넓힐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 사업자를 타깃해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케뱅은 올 2분기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 실행 건 중 65%를 중·저신용자로 채웠다. 케뱅은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 상품으로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온택트보증서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케뱅이 두 상품의 중·저신용자 비중을 자체 분석한 결과, 사장님 보증서대출 63.4%, 사장님 온택트 보증서대출 68.6%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두 상품을 합친 대출액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가 가장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았고, 세종·전북·전남·울산·충북·경북 등도 중·저신용자 비중이 70%대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대전과 서울도 고객 절반이 중·저신용자였다.
케뱅은 보증서대출 상품을 운영하지 않는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 협력을 확대해 더 많은 소상공인에게 금융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도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이자절감에 힘쓰고 있다. 토뱅은 '새로대출'과 '사장님새날대출'을 각각 출시했는데, 약 6200명의 취약차주에게 평균 1.86%p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을 제공했다.
특히 개인사업자가 새로대출로 채무조정의 혜택을 받았는데, 대환대출까지 더해져 약 944명의 개인사업자가 연간 5억 2000만원의 이자를 절감했다. 폐업자를 위한 대환상품인 사장님새날대출도 상품 출시 50일여만에 360건의 대출이 실행됐는데, 토뱅은 연간 약 5억 20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상 포용금융 확대 이면에 악화되는 건전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연체율은 2.01%로 지난해 1분기 1.62% 대비 약 0.39%p 악화됐다. 은행별로 토뱅이 3.33%를 기록해 지난해 1분기 3.07% 대비 약 0.26%p 악화됐다. 같은 기간 케뱅이 1.15%에서 1.38%, 카뱅은 0.64%에서 1.32%로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