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라파엘 데버스(29)가 다시 구단과 포지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MLB닷컴은 9일 “데버스가 구단이 제시한 1루수로의 포지션 변경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보스턴은 최근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돼 시즌 아웃되자 데버스에게 1루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데버스는 이를 거부했다.
그는 “이 포지션(지명타자)에서 뛰기 시작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다른 포지션을 하라는 것은 좋은 결정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데버스로서는 스프링캠프 내내 뜨거웠던 포지션 변경 문제가 또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데버스는 2017년부터 보스턴에서 활약하며 주전 3루수로 뛰었다. 그는 2021년엔 38홈런 113타점, 2023년에는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데버스는 2023년 보스턴과 11년 3억 3100만 달러(약 4870억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해 시범경기 직전 팀과 포지션 문제로 마찰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2월 FA 알렉스 브레그먼의 합류 이후 자신이 지명타자로 포지션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공개 석상에서 강한 불만감을 드러냈다. 그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내 포지션은 3루수다. 내가 해왔던 포지션이다. 그들의 계획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전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엔 단호하게 ‘아니오(No)’라고 답했다. 그러다 뒤늦게 지명타자 출전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포지션 문제로 시범경기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데버스는 시즌 개막 후에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개막 후 5경기에서 19타수 무안타 15삼진이라는 역대급의 굴욕적인 기록을 썼다. 6경기 만에 안타를 치며 이후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최근 7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10안타 타율 4할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할5푼5리까지 높였다.

겨우 지명타자에 적응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렸는데, 두 달 만에 다시 다른 포지션으로 변경을 요구하자 데버스는 발끈했다.
그는 “구단은 내게 글러브를 치우고 지명타자로 나서라고 했는데, 두 달 만에 말을 바꾸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번엔 그렇게 유연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1루수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