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웃고 삼성 울고…순위표 흔든 지옥의 9연전이 끝났다

2025-05-08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괴롭힌 '지옥의 9연전'이 마침내 끝났다. KBO리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휴식 없이 9경기를 연속으로 치렀다. 원래는 월요일이 리그 휴식일이지만, 올해는 프로야구 최대 축제인 5월 5일 어린이날이 월요일이라 경기 편성이 불가피했다. 대신 8일을 대체 휴식일로 잡았다.

많은 감독이 이번 9연전을 앞두고 "시즌 초반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1위의 얼굴이 바뀌었고, 중위권 팀들 간의 격차는 더 좁아졌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팀의 순위가 조금씩 오르내렸다.

9연전 기간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한화 이글스다. 시작 전엔 LG에 3.5경기 차 뒤진 3위였는데, 지난 5일 LG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7일에는 LG를 옆자리에서 밀어내고 단독 1위가 됐다.

하늘도 도왔다. 지난 1일 대전 LG 트윈스전과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비로 취소돼 7경기만 치렀다.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을 당기거나 대체 선발을 투입하지 않고도 원활하게 로테이션을 운영했다. 그 결과는 7전 전승.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연승 행진을 '9'까지 늘렸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이 1.94. 같은 기간 2위 LG(3.44)와 격차가 크다.

NC 다이노스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일 광주 KIA전이 비로 취소돼 8경기만 치렀고, 막바지 5연승을 달리면서 6승 2패로 기세를 올렸다.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5위 KT 위즈와의 격차는 3.5경기에서 1.5경기로 줄었다. 관중 사망사고 여파로 홈구장을 쓰지 못하고 전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는 악조건 가운데서도 최상의 성적을 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6승 3패로 선방하면서 '3강' 한 자리를 지켜냈다. 1위 한화와는 2.5경기 차, 2위 LG와는 1.5경기 차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최대 피해자다. 5연패를 포함해 2승 1무 6패로 부진했다. 9연전 시작 전엔 2위 자리를 지키면서 호시탐탐 1위 도약을 노렸는데, 어느새 선두 경쟁에서 전열을 이탈해 4위로 내려앉았다. 3위 롯데와 2.5경기 차로 벌어졌고, 5할 승률도 간신히 유지(19승 1무 18패)하고 있다.

2위 LG도 울상이다. LG는 개막하자마자 압도적인 기세로 선두를 달렸다. 시즌 초반부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우승)' 얘기가 나올 정도로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기간 한화와의 맞대결 2패를 포함해 3승 5패로 주춤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1위에서 내려왔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졌고, 7일에도 두산에 져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여전히 선두권이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KIA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2경기가 비로 취소돼 7경기만 치르는 행운을 잡았지만, 그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9연전 마지막 경기였던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결과는 특히 충격적이었다. 8회 초까지 10-3으로 앞서다 8회 말에만 8점을 내줘 10-11로 역전패했다. 불펜 필승조까지 잇달아 무너져 더 충격적이었다. 결국 KIA는 9연전 기간의 7경기를 3승 4패로 마무리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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