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58조 원 들여 텍사스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구글이 2027년까지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에 데이터센터 3곳을 신설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14일(현지 시간) 구글은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하고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제시했다. 3곳의 데이터센터 중 1곳은 텍사스주 북단에 있는 암스트롱 카운티에 건설하고 나머지 두 곳은 서부 해스켈 카운티에 구축할 예정이다. 구글은 현재 텍사스주 댈러스시 인근 미들로디언·레드오크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현지 에너지 수급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6천200㎿ 규모 신규 ‘에너지 임팩트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하고, 대학생과 수습 기술자에게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며 “또 텍사스 전역의 에너지 경제성 개선 계획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구글이 400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구글의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주가 됐다”면서 “구글은 우리 주의 에너지 효율성과 인력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는 가운데 신규 투자 상당수는 텍사스주에 집중돼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오라클·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첫 입지로 텍사스주를 택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도 텍사스주에 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텍사스주에서 5년간 사용할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클로드’ 개발사로 오픈AI 경쟁사로 꼽히는 앤트로픽도 텍사스 등 미국 내 데이터 센터에 5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지 언론은 텍사스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몰리는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 매입 가격과 에너지 가격을 꼽는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는 과거 해외에 생산시설을 지어왔던 자국 기업들의 본국 투자(리쇼어링)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약 2조 5000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그래픽 처리 장치(GPU) 5만 장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대형 AI 연산 시설을 구축해 산·학·연 기관의 연구개발(R&D)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유치하는 지자체로는 전남 해남시가 사실상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