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새로 출범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바란다

2025-09-11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을 아우르는 새로운 부처의 출범을 확정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환경 이슈라는 시대 과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진흥과 규제를 한 몸에 갖춘 부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동시에 ‘간판만 바뀐 기계적 결합에 불과해 귀한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배경과 사고를 가진 인력들이 갑자기 하나의 부처에서 톱니바퀴처럼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는 유기적 결합에 도달하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뿐 아니라 산하 기관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우선 새 부처와 기관이 안정을 찾는 게 시급하다. 그만큼 할 일이 쌓여있다. 풍력산업계는 더 기다릴 수 없다. 우리나라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지 올해가 50년, 우리 업계는 반백 년 동안 순풍이 불어오길 기다리고 있다.

풍력산업계를 대표해 희망하는 바를 밝힌다. 많은 나라가 조(兆) 단위로 투자되는 풍력발전을 미래 에너지의 중심축이자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군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은 우수 인재와 탄탄한 산업 역량을 기반으로 빠르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이는 국내외 평가가 동일하다.

풍력단지 건설은 단순히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일이 아니다. 조선·철강·전기·항만·금융·물류·법률 서비스 등 수많은 산업과 연결된 ‘거대한 협업 프로젝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규제와 진흥이라는 함께 맡게 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다행히도 규제 부처가 아닌 탈탄소녹색문명으로 전환하는 인도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양 날개를 조화롭게 움직여 국민과 산업계 모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는 다른 부처와도 칸막이를 넘어 협업할 수 있는 ‘중심’ 또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겼다. 새 부처의 커다란 날개 아래서 풍력산업은 국가 산업에 질 좋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며 탈탄소 산업 전환의 핵심축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새 부처 출범이 단순 조직 개편을 넘어 기후정책 총괄 기능과 핵심 이행 수단인 에너지 기능의 융합 시너지로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는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우리 사회와 산업을 더 멀리,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바람을 읽는 풍향계’로 역할 하기를 기대한다.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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