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한국 산업 도약 전략’ 보고서
바이오·모빌리티·콘텐츠 등 8대 업종 선정

한국 산업계는 복합 위기에 처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생산성이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린 전환 요구 등 복합적인 대외 요인까지 겹치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산업 정책 전문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저성장을 극복할 신산업으로 8가지를 꼽았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산업이 될지 주목된다.
8일 산업연구원 보고서 ‘한국 산업의 도약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보면, 미래 신성장 동력 8가지 중 첫 번째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이었다. 첨단 바이오 의약품은 세포·조직·유전자 등 살아있는 생체 물질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바이오 업계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세계 재생의료 시장 규모가 2034년까지 연평균 19.2%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중복 규제 해소로 첨단 바이오 의약품 승인 절차를 신속화하고, 건강보험 급여 기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화이트 바이오였다. 화이트 바이오는 발효 또는 효소·촉매 전환 기술을 활용해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화학·에너지 산업을 대체·보완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한국은 합성생물학 기반 발효 기술, 바이오 공정 인프라, 고도화된 정밀 석유·화학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품 사용 환경, 폐기 특성, 부가가치 등을 고려한 한국형 생분해 인증제도 마련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제 표준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미래 모빌리티였다. 미래 모빌리티는 전기차·자율주행시스템·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이동 수단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말한다. 보고서는 “하드웨어, 완성차업체 중심의 폐쇄적 산업 생태계 구조를 소프트웨어, 테크기업과 네트워크 협력을 통한 개방형 생태계로 전환해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와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네 번째는 로봇이었다. 보고서는 2023년 기준 노동자 1만명당 제조용 로봇 운용 대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도’는 세계 1위지만,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은 선도국에 비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의료, 재난, 안전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로봇 실증과 보급을 확대해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신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밖에 ‘디지털 헬스케어(정보통신기술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로, 진단·치료와 같은 전통적 보건의료 영역뿐 아니라 예방·건강관리 등 비의료 서비스 영역까지 포괄)’ ‘국방 우주(안보와 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우주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정보수집· 통신·정찰·미사일 경보 등 다양한 임무 포함)’ ‘콘텐츠(영상·음악·게임·웹툰·웹소설·캐릭터·콘텐츠솔루션 등)’ ‘해상풍력’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신산업으로 꼽았다.
산업연구원은 “급격한 경제·산업환경 변화 속에 기존 대한민국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의 전략적 육성이 절실하다”며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국가 주도의 전략 수립과 실행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