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가입자들의 보안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중국 통신사가 보안 신기술인 양자통신에서 한발짝 더 앞서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외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차이나텔레콤이 하이브리드(혼합형) 양자암호 기술로 베이징과 허페이를 잇는 1000㎞ 구간 전화통화에 성공했다고 이달 18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다름 아니라 앞서 소개했던 양자암호통신(QKD)과 양자내성암호(PQC)를 합친 이중 양자암호 기술입니다.
QKD는 양자중첩 원리로 0과 1의 디지털 정보를 동시에 가진 입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양자키 없이는 정보를 모를 뿐더러 해킹 시도 자체가 양자중첩에 왜곡을 주기 때문에 정보를 파괴시킵니다. 그래서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죠.
PQC는 양자컴퓨터가 압도적 연산 속도로 무너뜨릴 수도 있는 현재 암호체계를 대체할 새로운 암호체계입니다. QKD는 양자키분배 장치라는 하드웨어, PQC는 암호 알고리즘이라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둘을 동시에 쓸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중으로 암호를 적용하면 더 안전해질 수 있겠죠.
양자암호도 양자 기술이니 외부 영향을 제어하면서 장거리 통신망에 적용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양자통신위성으로 1만 2900㎞에 달하는 세계 최장거리의 QKD 시연에 성공했었죠. 이번엔 QKD에 PQC까지 얹은 더 복잡한 양자암호 시스템으로도 나름 긴 거리를 달성한 것이죠.
SCMP는 차이나텔레콤이 새 시스템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대규모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차이나텔레콤은 QKD용 신형 양자통신위성도 중국과학원(CAS) 연구진과 추가로 개발해 내년 발사할 계획입니다. 국내 기업들 역시 QKD나 PQC, 또는 둘의 하이브리드 암호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만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