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료 수급불안 위기, 국내 자급률 높여 타개

2025-06-26

공급망이 글로벌화하면서 해외에서의 이상기상이 국내 수급불안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료작물도 그중 하나다. 특히 국내 대표 동계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는 종자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내 지속가능한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박형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2023년 기준 국내 조사료 재배면적의 66%, 생산량의 86%를 차지하는데, 종자 자급률이 2024년 기준 25%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대 지구촌 이상기상 여파로 조사료 수입 종자값이 치솟아 국내 농축산업계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농진청이 지난해 개발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인 ‘스파이더’는 국내 동계 조사료 종자 자급률을 높이는 대안으로 꼽힌다. 건물수량(건조 후 수량)이 1㏊(3000평)당 10.1t으로 외국산 품종 ‘플로리다 80’ 대비 14% 많고, 벼를 수확한 다음 재배가 가능해 논뒷그루 체계(답리작)에 적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진청은 이 품종을 충남 논산, 전북 남원, 전남 영암, 경남 진주·고성 등 전국 5곳에서 42㏊ 규모로 실증 재배 중이다. 종자업체 2곳에도 기술이전을 완료해 2026년 본격적으로 종자를 생산·보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건조기술도 국내 기후변화에 맞춰 달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는 수분함량이 30∼40%로 비교적 높고, 최근 국내 기후변화에 따라 채종시기에 집중호우가 잦아 효과적인 건조기술이 필요한 상태다. 농진청이 지난해 특허 출원한 ‘사료작물 종자 건조기’는 원기둥 형태의 용기가 회전하며 종자를 섞는 동시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 종자를 말린다. 10시간이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 2t의 수분함량이 40%에서 15%로 낮아진다. 이상훈 축과원 조사료생산시스템과장은 “종자 건조기를 신기술 보급사업과 연계해 현장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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