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반도체. 한때 고도성장을 이끈 5대 주력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성숙기에 진입한 산업은 아무리 투자해도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다. 신산업은 제때 키우지 못했다. 그런데 울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디지털 혁신 U포럼’이 올해 9개 신규 전략과제를 확정했다. 이 조직은 허투루 만든 게 아니다. 전신인 ‘4차 산업혁명 U포럼’에서 이미 1000억 원 규모 사업을 상업화에 성공시킨 실적이 있다. ‘4차 산업혁명 U포럼’에서는 △ICT융합 스마트 선박 실증사업 △바이오데이터팜 조성사업 △스마트 조선해양 유연제조 플랫폼 개발 및 실증사업 △울산미포 스마트 그린산단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해 냈다.
이번엔 더 크다. 세계 최고 수준인 9000㎥급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자율제조,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기추진 선박, 해군 전투함정용 3D프린팅 정비 시스템, 울산시 AI 기반 통합 수처리 시스템, 열병합 분산발전용 대출력 수소엔진, 에너지전환 핵심 제품군 디지털제품여권(DPP) 적용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통합 플랫폼, 로보캠퍼스 기반 제조 AX 생태계, 제조·산업 AI 모델 공급망 생태계, 울산 국제정원박람회의 굿즈와 설치물 제작 등 9개 과제를 정했다. 과제 모두 울산의 4대 주력산업(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에 AI를 직접 적용하는 프로젝트다.
타이밍도 맞았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서 ‘AI 대전환’을 핵심 투자 항목으로 지목했다. AI 전환(AX)을 통해 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2%대 이하로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에 약 1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피지컬 AI 중점사업 추진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6조 원을 투입한다. 피지컬 AI 전환 분야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완전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AI TV·냉장고 등 지능형 홈 서비스, AI 제조 데이터 수집·가공 등이 있다. 이는 울산이 준비한 과제와 대부분 겹친다.
이동구 U포럼 위원장(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은 “울산은 전 세계 어디와도 견줄 수 있는 양질의 제조 데이터를 이미 축적해 놓았다”고 말했다. AI 발전의 핵심인 데이터와 전력 인프라가 갖춰진 셈이다.
U포럼은 자동차, 조선, 화학, 에너지, 3D프린팅, 디지털 기술 등 6개 분과에 87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각 분과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됐고, AI 적용 항목 발굴부터 디지털제품여권(DPP) 전략, 메타 팩토리 계획까지 수립하고 있다.
장병태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은 “산학연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디지털 혁신 U포럼’을 중심으로 제조업 혁신, 기업 경쟁력 강화, 혁신 생태계 조성,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내년부터 울산시와 긴밀히 협력해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범용 제품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울산은 연속공정(석유화학), 대형조립(조선), 대량생산(자동차) 등 제조업 클러스터가 집적된 유일한 도시다. 제조업 AI 혁신의 종합 실증이 가능한 곳이다.
이동구 위원장은 “울산은 디지털혁명 시대 도래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으며, 특히 4차 산업혁명 및 AI 시대에 맞서 스마트 제조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AI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와 전력 인프라가 중요한 만큼 울산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반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으며, AI 기술을 울산 주력산업 전반에 적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지역 균형성장 정책인 ‘5극3특’ 전략에 발맞춰 울산만의 특화된 청사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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