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실험장 된 국가산단…제조 혁신 속도낸다

2025-12-18

전국 국가산업단지가 AX(인공지능 전환)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디지털 트윈,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산업단지 차원의 공용 인프라와 표준 데이터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개별 공장 단위의 ‘시범·쇼케이스’ 수준을 넘어, 산단별 산업 특성과 공정 구조에 맞춘 AX 모델을 구축해 다수 입주 기업이 신속하게 AI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단 AX 지원 사업 가동을 통해 제조 혁신을 본격화하기 위해 10개 산업단지를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에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조업의 AI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산단별 전략·특화업종 대상 AX 솔루션 도입 실증(AX 선도공장) △입주기업 AX 지원인프라 구축 △산단별 AX 얼라이언스 운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증산단은 단지 차원에서 공용 인프라와 표준 데이터/모델을 먼저 구축해, 다수 기업이 같은 기준으로 빠르게 따라붙도록 설계됐다. ‘한 공장의 쇼케이스’가 아니라, 단지 단위의 상시 운영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정부는 산단별 특성에 맞는 공용 인프라와 표준 데이터 구축을 통해 2028년까지 산단 전체에 AI 기반 운영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산단 차원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옆 공장·옆 산단에 복제해 산업단지 전체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국 1300여 개 산업단지는 국내 제조 생산 62.6%·수출 66.9%·고용 49.9%의 기반이지만 실제 제조 현장의 AI 활용률은 2.7%에 머문다. 이는 입주기업 97%가 50인 미만인 구조에서 개별 기업이 각자 솔루션을 도입하려 해도 비용·인력·데이터 장벽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단공 관계자는 “산단은 밸류체인 내 기업이 한 공간에 밀집해 있어 AX 활성화에 유리하다”며 “특히 산단 입주기업의 대다수가 50인 미만 중소기업인 만큼 정부 차원의 AX 지원이 정책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반월시화, 경남 창원, 부산 명지녹산, 울산․미포, 충남 천안, 전북 군산, 광주 첨단, 전남 여수․대불·강원 후평 등 10개 산업단지가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선정된 10개 단지는 실증을 통해 다수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듈화된 시스템을 완성할 예정이다.

실제 울산미포와 여수는 정유·석화의 공정·설비·안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특화 모듈을 개발한다. 경남 창원과 광주 첨단은 대기업 주도 AX 선도공장을 중심으로 ‘벤치마킹→1·2차 협력사 복제 및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도입' 과정을 표준화한다. 뿌리·부품소재 단지인 반월시화는 사출(제품검사)·인쇄회로기판(PCB) 중심의 표준모델을 한양대·한국공학대 오픈랩과 결합해 중소기업에 즉시 가능한 모듈 구축에 나선다. 디스플레이 업종 비중이 높은 천안은 AX 선도공장에서 불량 감소와 효율 개선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이를 SaaS로 전환해 부품·장비업체까지 확산한다. 바이오 기업이 모인 강원 후평은 AI와 IoT이 결합된 와이즈팩토리에 오픈랩·선도공장·가상공장을 집적해 원스톱 검증과 시스템 확산을 노린다. 국내 조선 해양 산업단지인 부산 명지녹산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 협업플랫폼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전환(AX) 산단으로 탈바꿈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선도공장에서 불량·정지시간·에너지 사용량 같은 지표가 개선되면 해당 공정의 AI 패키지와 적용 가이드가 곧바로 산단 내 다른 기업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가상공장이 실패비용을 줄이고, 오픈랩은 신규 유망 기업을 지속 발굴할 경우 산단은 공용 데이터·모델 저장소와 교육 체계를 중심으로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는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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