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위, 조명 아래, 단순한 의상이었던 순백의 웨딩드레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의 기록으로 변하고 있다. 배우 이주화의 이야기다.
이주화는 최근 음악극 ‘조선협객’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뒤, 공연 동료와 스태프의 사인을 자신의 웨딩드레스에 새기며 특별한 세리머니를 이어가고 있다.
이 드레스는 단순한 의상이 아니다. 2023년 모노드라마 ‘웨딩드레스’ 초연 무대, 그리고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직접 입었던 이주화의 상징적 의상이다.
이 특별한 사인 프로젝트는 에든버러 공연을 앞두고 시작됐다.
“무대는 끝나지만, 공감은 끝나지 않을 수 없을까?”
이주화는 그 물음 끝에 동료와 관객의 마음을 드레스에 새기기로 했다. 단순한 기념을 넘어,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낸 감동을 영원히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에든버러에서 시작된 이 기록은 한국으로 돌아와 ‘조선협객’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무대 뒤 배우와 스태프가 하나씩 남긴 사인은 이 드레스를 하나의 예술적 아카이브로 완성시켜 가고 있다.
관객의 응원도 빠지지 않는다. 이 드레스는 어느새 무대 밖에서도 관객과 배우, 동료의 연결을 이어가는 예술적 상징이 되었다.
이주화는 “모든 사인이 저를 다시 무대에 서게 하는 힘이 된다”며 “이 드레스는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이자 증거”라고 말했다.
오는 8월, 이주화는 다시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선다. 셰익스피어 고전을 한국 전통 양식으로 풀어낸 연극 ‘눈먼자들’에서 리어왕의 장녀 가화공주 역을 맡아 또 한 번 관객과 만난다.
그리고 그 무대가 끝난 뒤, 또다른 이들의 소중한 사인이 웨딩드레스에 새겨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