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유엔 주재 한국대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했던 차지훈 변호사가 임명된 데 대해 “외교 경험은 전혀 없는 ‘사적 변호인’을 국제무대에 내보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익을 팔아 사채 빚을 갚겠다는 선언”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의 명운이 걸린 자리를 대통령 개인의 ‘구명 은인’에게 내주는 것은 국격의 추락이자 외교 파탄의 방아쇠”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 의원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외교관이 아닌 인사를 유엔 대사로 보내는 초유의 사태”라며 “한국이 올해 말까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이재명은 국익보다 개인적 보은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유엔 대사는 장관급 예우를 받는 국가 요직”이라며 “북핵과 한반도 안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전쟁, 미·중 갈등 같은 세계 현안을 직접 다루는 자리”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과연 이번 인사가 유엔 내 각종 회의에서 한국 입장을 설명하고, 북한 대사와 담판을 벌이며, 국제 협상 테이블에서 국익을 사수해야 하는 무거운 임무를 감당할 역량이 있나”라며 “그는 다자 외교 경험은 물론이고 실전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고 한다. 사실상 대유엔 외교를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유엔 대사 자리는 개인 변호사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며 “유엔 대사 망사를 즉각 철회하라. 망사의 당사자도 알아서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멈추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외교는 국제무대에서 조롱거리가 될 뿐”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차 변호사를 비롯해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연이어 정부 주요 보직에 임명된 데 대해 “능력도 검증도 없이 대통령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라의 핵심 요직이 점령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이재명 동기 공화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