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가 된 여성…햇빛에 30초만 노출돼도 피부 타들어가

2025-11-03

미국 테네시주 머프리즈버러에 사는 에밀리 리처드슨(36)은 햇빛에 단 30초만 노출돼도 피부가 타들어가며 화상을 입는다.

극심한 광과민성 반응으로 인해 그는 “햇빛은 실제로 나를 죽일 수 있다”며 거의 하루 종일 커튼이 닫힌 집 안에서 생활한다. 외출할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외선 차단 의류로 완전히 몸을 감싼다.

리처드슨의 고통은 16년 전 얼굴이 붓고 가려운 가벼운 알레르기 반응으로 시작됐다. 몇 년 뒤 원인이 햇빛임을 알게 됐지만, 당시엔 증상이 경미했다.

그러나 2021년 코로나19 감염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2023년에는 부비동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아목시실린)를 복용하던 중 햇빛에 노출되자 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해 일주일간 입원했다. 이후 단 30초의 햇빛 노출만으로도 세 차례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입안에 궤양이 생기고 피부가 속에서부터 타들어간다”며 “얼굴 전체에 물집이 생기고, 체액이 스며나온다”고 호소했다. 이로 인해 눈물샘이 손상돼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됐고, 전신에는 화상 흉터가 남았다.

증상이 심해지자 그는 부동산중개인 일을 그만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2024년 8월,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을 받는 '미진단 질환 네트워크(Undiagnosed Diseases Network)' 의료진은 그에게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 진단을 내렸다.

이는 특정 약물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발생하는 희귀 피부질환으로, 피부와 점막에 염증과 수포가 생기는 심각한 질환이다. 의료진은 “선천적 자가염증성 질환에 코로나19 감염이 겹쳐 면역체계가 폭주하면서, 자외선 같은 미세 자극에도 염증 반응이 유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처드슨은 “의사가 틀렸다고 느껴지면 다른 의사를 찾아야 한다”며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건 결국 나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병원 자선단체의 지원금으로 생활하며, 자신과 같은 희귀 질환자들을 위한 인식 개선 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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