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황 부진 장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화학(051910)의 여수공장이 사택 매각을 검토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알짜 사업부 매각에 이어 사택 처분도 추진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여수공장 측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장기 비유동 자산의 효율화와 비용 집행의 합리적 차원에서 향후 사택을 점진적으로 폐지, 매각하고 안산 사택만 남겨 기숙사 형태로 운영하는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화학 여수공장은 현재 소호 사택, 도원 사택, 안산 사택 등 3곳의 사택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소한 지 40년 이상이 지나 노후화한 소호 사택과 도원 사택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여수공장은 향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택 매각과 운영 효율화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지난 3년간 비상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한계 사업을 철수하는 등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본부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2개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는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앞으로 더 도전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하고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히 필요해 모든 가능한 방안을 강구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글로벌 2위인 워터솔루션 부문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워터솔루션 부문은 바닷물을 산업용수로 정화하는 역삼투막(RO멤브레인) 필터를 만든다. 해당 부무의 연 매출은 2000억 원 수준으로 매각 금액은 1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화학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워터솔루션 부문을 본격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워터솔루션 외에 에스테틱 사업부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 부진에 더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